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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국경서 '구호품 반입' 충돌…"4명 사망·300여 명 부상"

베네수엘라 국경서 '구호품 반입' 충돌…"4명 사망·300여 명 부상"
▲ 불타는 트럭에서 원조물품을 가져가는 베네수엘라인들

미국 등이 제공한 원조 물품의 반입에 반대하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맞서 야권이 물품 반입에 나서면서 콜롬비아와 브라질 접경지역에서 충돌이 일어나 3백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AP와 AFP 통신은 "브라질 국경과 접한 베네수엘라 남동부 산타 엘레나 데 우아이렌에서 원조 반입을 두고 군과 주민들이 충돌해 14세 소년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지고 3백여 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지는 "최소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현지시간 23일 오전 콜롬비아 쿠쿠타 창고에서 보관하던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베네수엘라 접경지역으로 보냈습니다.

야권은 브라질 북부 국경도시인 파카라이마에 보관하던 구호품도 트럭에 실어 베네수엘라 국경 검문소로 보냈습니다.

트럭은 베네수엘라 영토에 진입했지만 세관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베네수엘라 군은 접경도시인 우레냐에 있는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산탄데르 국경다리에 몰려들어 장애물을 치우려고 시도한 야당 의원들과 야권 지지자들을 해산하려고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발포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제2 국경도시인 산 안토니오 델 타치라에서도 구호품 운반을 도우려고 국경을 넘으려는 시위대를 군이 최루탄 등을 쏘며 해산하자 시위대는 타이어와 군복을 태우고 돌을 던지는 등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또 우레냐에서 구호품 반입이 원활치 않자 버스를 탈취해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식품과 의약품을 싣고 우레냐로 향하던 3대의 트럭에 불을 질러 전소됐다고 베네수엘라 일간 엘 나시오날은 보도했습니다.

폭동 진압 장비를 착용한 베네수엘라 군은 이날 동이 트기 전에 시민들에게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국경을 연결하는 다리에 접근하지 말 것을 지시하는 등 양국을 잇는 3개의 국경다리를 잠정 폐쇄했습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친정부 지지자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 야권의 원조 반입을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콜롬비아와의 정치·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콜롬비아 외교관들에게 24시간 이내에 자국을 떠나라고 명령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 양키는 집에 가라"면서 부패한 음식을 보내줘 고맙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치러진 대선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지난달 23일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한 과이도 의장은 선언 한 달째인 이날 구호 물품을 육로와 해상을 통해 반입하겠다며 마두로 정권과 정면 대결을 예고했습니다.

과이도 의장을 비롯한 야권은 많은 국민이 식품과 의약품, 기초 생필품 부족 등으로 고통받는 만큼 외국의 원조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과 야권은 표면적으로 경제난에 따른 베네수엘라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원조를 통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과 군부 이탈을 내심 바라고 있습니다.

반면 마두로 정권은 인도주의 위기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미국 등 외세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구호 물품 반입을 막고 있습니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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