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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언론 "조성길 딸, 北 세뇌교육 때문에 아버지 배신하고 자진 귀국"

이탈리아 언론 "조성길 딸, 北 세뇌교육 때문에 아버지 배신하고 자진 귀국"
서방 망명을 위해 잠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의 평양 송환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정권의 세뇌 교육 때문에 딸이 아버지를 배신하고 자발적인 귀국을 선택했다고 이탈리아 유력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일간 라레푸블리카는 현지시간 23일 '북한의 교육으로 어린 딸이 외교관 아버지를 배신하는 것을 배웠다'라는 제목의 베이징발 기사를 국제면에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전날 이탈리아 정보기관 4곳에서 입수한 정보를 재구성해 북한 사회의 이데올로기에 투철했던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에 강제로 끌려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를 먼저 배신하고, 자진 귀국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필리포 산텔리 베이징 특파원은 "북한은 어린 학생들에게 체제에 대한 충성이 부모를 비롯한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생각을 주입한다"며 조성길의 딸 조유정(17)은 학교에서 배운 이런 교육을 의심 없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산텔리 기자는 "조성길의 딸은 서구적인 삶과 사랑에 빠져 조국을 배신한 부모를 조국의 이름으로 고발한 것"이라며 "그러므로, 그의 사례는 납치나 강제송환이 아니며, 정보당국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는 오히려 딸이 조성길 부부를 북한 체제로부터의 이탈로 몰아간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조성길의 딸이 이탈리아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심은 북한 지도자들에 대한 우상화교육과 체제 선전 등 어린 시절 북한에서 받은 교육으로 이미 내재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습니다.

한편, 조성길 딸의 강제송환 의혹으로 이탈리아 정가가 들끓자, 조성길의 후임으로 부임한 김천 대사대리는 오스발도 나폴리 이탈리아-북한 친선의회그룹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조성길 잠적 후 그의 딸을 북한 정보요원들이 납치해 강제로 북한으로 보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김 대사대리는 "조성길의 딸은 잠적한 조성길 부부에 의해 집에 홀로 남겨졌기 때문에 부모를 증오했고, 조부모에게 돌아가기 위해 평양에 가길 원했다"며 "조성길의 딸은 치료를 받고 있긴 하지만 거기서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성길의 딸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마의 대테러정보경찰은 조성길의 딸의 강제송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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