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주문기 점점 느는데…턱없이 부족한 노인·장애인 배려

이홍갑 기자 gaplee@sbs.co.kr

작성 2019.02.22 21:10 수정 2019.02.22 22: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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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햄버거 가게나 기차역에서 이런 무인 주문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접하면 사용 절차가 그리 간단치 않은데요, 특히 노인과 장애인들은 사용할 엄두조차 못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홍갑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햄버거 매장입니다. 주문받는 직원은 단 1명뿐. 계산대 앞에 키오스크, 무인단말기 4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셀프오더 타임'이라는 시간대에는 점원이 있어도 무인단말기를 이용한 주문만 받습니다.

60대 여성 3명이 무인단말기 주문을 시도합니다.

신용카드를 넣고 빼기를 반복하더니 결국 포기하고 점원에게 갑니다.

[(이 카드 왜 안 되죠?) 이리 오세요. 여기서 해 드릴게요.]

할아버지 2명은 무인단말기를 조작해 보다가 결국 주문을 포기하고 가게 문을 나섭니다.

[지하철로 가. 거기에 커피 파는 곳 있어.]

장애인들은 어떨까요. 승차권 발매기가 많은 용산역을 찾아가봤습니다.

발매기가 너무 높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는 화면 자체가 잘 보이질 않습니다.

[이용석/장애인단체엽합회 정책실장 : 앉아서 보면 위에서 사각이 생겨서 현재 지금 하얗게 보이거든요.]

점자 표시가 있는 버튼이나 음성 서비스도 없어 터치스크린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입니다.

[김훈/시각장애인 : 우리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그냥 뭐… 유리판?]

전철, 기차표 판매기는 물론이고 무인 민원발급기까지 이용할 수 있는 기기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용석/장애인단체연합회 정책실장 : 다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키오스크를 설치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전체 키오스크의 10%, 최소한의 분량만이라도 좀 설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인화 기기의 기술 발전만큼, 디지털 소외층을 배려하는 기술과 정책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