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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알바의 인권…"광고만큼만 존중해주세요"

[리포트+] 알바의 인권…"광고만큼만 존중해주세요"
[리포트+/24일 9시] 알바의 인권…'광고만큼만 존중해주세요
최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이하 알바) 전문 포털 사이트의 TV 광고가 화제입니다. 광고 모델은 "왜 알바를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해? 알바도 능력이야!"라며 "알바를 리스펙트(RESPECT·존중)"하라고 말합니다. 또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알바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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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무직(無職)', '알바=비전문가'라는 인식을 깨자는 메시지가 담긴 이 광고는 젊은 층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광고 모델의 한마디가 통쾌하다", "알바 마음을 잘 대변해준다"며 호평이 이어졌죠. 또 한편에서는 "광고에서나 가능한 일", "광고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 좋겠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 "어이, 야, 너" 알바생 10명 중 9명 고객에게 상처받아...

알바를 존중하자는 광고가 젊은 세대의 마음을 움직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이 알바생을 함부로 대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바생 10명 중 9명은 고객의 태도로 인해 상처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포트+/24일 9시] 알바의 인권…'광고만큼만 존중해주세요
특히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1.1%가 '어이, 야!' 등 반말하는 고객으로 인해 상처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깎아 달라', '서비스 달라' 등 알바생 권한 밖의 일을 요구할 때와 돈이나 카드를 던지거나 뿌리듯이 줄 때, 고객이 실수해 놓고 알바생에게 무조건 사과를 요구할 때 등이 상처받은 순간으로 꼽혔습니다.

게다가 알바생들이 마음의 상처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성희롱이나 폭언, 폭행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스크린 야구장에서 40대 남성 고객들이 20대 알바생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야구 방망이까지 들고 위협했는데 알바생이 불친절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지난해 7월 인천의 한 편의점에서는 알바생이 목까지 졸리고 폭행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맥주를 사면서 덤으로 초콜릿을 달라는 고객의 요구를 거절해 벌어진 일입니다.

■ "근로계약서가 뭐에요?"…'부당처우' 항의 못 하는 청소년 알바

이뿐만이 아닙니다. 급여를 늦게 받거나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알바생들도 있습니다. 특히 10대 청소년 알바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청소년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요, 알바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34.9%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비율도 61.6%에 달했죠.

게다가 청소년 알바생 16.3%는 급여를 약속한 날보다 늦게 받았고, 17.7%는 근로 시간이나 약속한 날이 아닌데도 초과 근무를 요구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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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고용주에게 항의하는 비율을 높지 않았습니다. 청소년 알바생 70% 이상이 부당처우를 겪고도 "참고 계속 일했다"고 답했습니다.

■ "초등학생이 너보다 낫다"…'알바 누구나 해'라는 인식 바뀌어야

알바를 하던 중 부당처우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정웅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비대위원장은 SBS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느냐', '초등학생을 데려다 놔도 이것보다 낫겠다'는 등 비하적인 발언이 사업장 내에서 비일비재하다"며 "급여를 못 받거나 정해진 시간 외 근무를 요청하는 등 부당처우를 받은 경우 고용노동청 민원실에 접수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 위원장은 "만약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느끼는 것만큼 원활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나 서울노동권익 센터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인권과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알바 일자리를 위해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알바를 '값싼 노동'으로 취급하는 고객과 고용주의 태도도 분명히 변해야 한다는 겁니다.

고용주와 고객은 알바생을 존중하고, 알바생은 책임감을 갖고 일할 때 "알바를 RESPECT"라는 말이 당연해지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요?

(기획·구성: 심우섭,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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