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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반입 저지' 마두로, 브라질 국경 폐쇄…"콜롬비아도 검토"

'원조반입 저지' 마두로, 브라질 국경 폐쇄…"콜롬비아도 검토"
미국 등이 지원한 원조 물품 반입을 놓고 야권과 대립해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구호품 반입을 막으려고 브라질 국경을 폐쇄했습니다. 콜롬비아 국경은 폐쇄를 검토 중입니다.

21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군 지휘부와 회동한 뒤 국영 VTV를 통해 "이날 오후 8시부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브라질과의 국경이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며 "콜롬비아와의 국경 폐쇄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군사령관들을 대동한 마두로 대통령은 "미 제국이 꼭두각시들과 진행하는 일은 내부 도발"이라면서 "구호품을 반입하려는 야권의 계획은 정부를 훼손하기 위한 '싸구려 쇼'"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미국과 야권)은 우리나라에 큰 혼란이 일어나기를 원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 정부가 전날 미국의 구호품을 북부 호라이마 주의 보아 비스타 시와 파카라이마 시를 통해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방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취해졌습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19일 서부 팔콘 주와 카리브해 원조 물품 저장지인 네덜란드령 쿠라사우·아루바·보네르 등 3개 섬과 통하는 해상과 상공의 국경도 폐쇄했습니다.

군부는 오는 24일까지 모든 선박의 출항을 금지했습니다.

미국의 지원 아래 인도주의 원조 반입을 추진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포함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여러 대의 차량과 버스를 나눠 타고 900㎞ 떨어진 콜롬비아 국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지난달 임시대통령 선언을 한 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인도주의 원조 물품 반입을 두고 마두로 대통령과 대립해온 과이도 의장은 오는 23일 구호 물품을 육로와 해상을 통해 반입하겠다며 마두로 정권과 정면 대결을 예고해 물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공한 원조 물품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반입 차단으로 지난 7일 이후 베네수엘라와 국경이 접한 콜롬비아 쿠쿠타와 브라질 북부,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쿠라사우 섬 등의 창고에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과이도 의장을 비롯한 야권은 많은 국민이 식품과 의약품, 기초 생필품 부족 등으로 고통받는 만큼 외국의 원조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과 야권은 표면적으로 경제난에 따른 베네수엘라 국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원조를 통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과 군부 이탈을 내심 바라고 있습니다.

반면 마두로 정권은 인도주의 위기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미국 등 외세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구호 물품 반입을 막고 있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특히 미국이 각종 제재로 베네수엘라에 300억 달러(약 33조8천억원)가 넘는 손실을 안겨놓고선 소량의 인도주의 원조를 보내는 것은 이중적이며 '정치적인 값싼 쇼'라고 비판합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률과 식품·의약품 부족 등 경제난으로 이미 300만명이 나라를 떠난 베네수엘라에서 '두 대통령'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과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접경 지역 쿠쿠타에는 매일 수천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해발 3천m가 넘는 안데스산맥을 도보로 넘어 도착하고 있고 상당수는 에콰도르나 페루 등지에서 돈을 벌어 고향에 돈을 부치려고 홀로 떠난 이들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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