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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17년 7월 北 ICBM급 시험 안 믿어…거짓말로 생각"

"트럼프, 2017년 7월 北 ICBM급 시험 안 믿어…거짓말로 생각"
북한이 2017년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를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능력을 믿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은 ICBM을 쏠 능력이 없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믿고 미 정보기관의 분석을 내쳤던 상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지난 17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언급했으나 회고록에는 좀 더 상세한 시점과 대화 내용이 담겼다.

회고록에 따르면 백악관은 2017년 7월 FBI에 대통령을 위한 러시아 제재 관련 브리핑을 요청했다.

2016년 대선 개입 의혹으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메릴랜드와 뉴욕의 러시아 외교시설 두 곳을 폐쇄했는데 조만간 제재 갱신 여부를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브리핑에는 FBI 국장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매케이브는 당시 제임스 코미 국장의 전격적 해임에 따라 국장대행 신분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신호를 감지하고 있던 터라 직원들을 대신 보냈다.

브리핑 며칠 전 한 행정부 당국자가 FBI 직원에게 매케이브의 브리핑 불참을 요구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으로 추정되는 '그들'이 조만간 매케이브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들은 터였다.

브리핑을 마치고 직원들이 돌아왔고 그중 한 명이 진행 상황을 보고하러 왔다.

그러나 이 직원은 '어떻게 됐느냐'는 매케이브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쉬지 않고 말하는 통에 정작 FBI에서는 몇 분밖에 브리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 날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엔 북한이 있었다고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회고했다.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이는 잠재적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이었으며 김정은이 이를 '오만한 미국인들에 대한 독립 기념일 선물'로 칭했다는 부연설명으로 미뤄볼 때 2017년 7월 4일 북한이 ICBM급 화성-14를 시험 발사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IBCM급 시험발사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북한은 같은 달 화성-14를 또다시 시험발사하고 같은 해 11월 역시 ICBM급인 화성-15를 시험 발사한 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2018년 전격적으로 남북·북미 대화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ICBM급 시험발사가 이뤄진 것을 믿지 않았으며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고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썼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그런 미사일을 발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해줬기 때문에 이런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브리핑하던 직원이 "그런 생각은 미 정보기관이 가진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베네수엘라와 전쟁을 해야 한다는 등 생각나는 대로 말을 계속했고 브리핑이 끝난 후 브리핑 보고서를 작성한 FBI 직원은 어쩔 줄 몰라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은 '대통령에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시키지 못한 것은 어쨌든 내 잘못'이라고 자책했고 동석했던 다른 직원이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달랬다고 한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의 회고록 '위협:어떻게 FBI는 테러와 트럼프의 시대에 미국을 보호했나'는 공식 발간되기 하루 전인 18일 아마존 베스트셀링 도서 목록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회고록 '비커밍'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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