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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고시원 덮친 거센 불길…비극 막은 스프링클러

<앵커>

지난 토요일 새벽, 서울 광진구의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났습니다. 지난해 말 7명이 숨진 종로 고시원 화재를 떠올리게 되는데,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스프링클러 덕분이었는데요.

정성진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기자>

모두 곤한 잠에 빠져들었을 새벽 2시 50분쯤 서울 광진구의 한 고시원에서 74살 박 모 씨가 4층 자기 방에 불을 질렀습니다.

인화 물질까지 뿌리고 불을 붙인 터라 삽시간에 번질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 불길은 이미 잡힌 뒤였습니다.

[소방 관계자 : 불이 자체 진화된 거죠, 스프링클러가 터지면서. 그 방만 탔기 때문에 옷장·의류 뭐 이런 거 (탔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씨를 뺀 나머지 30여 명 모두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난방기 과열로 난 불에 7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친 종로고시원 화재 때와 전혀 달랐습니다.

비극을 막은 것은 스프링클러. 초기 진화에 실패한 종로고시원 화재는 불이 2시간이나 타올랐지만, 이 고시원은 곧바로 스프링클러가 터지면서 5분 만에 불길이 잡혔습니다.

2004년 지어진 광진구 고시원은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지만 영업주만 바뀌어도 설치를 의무화한 2009년 개정된 소방관련법을 적용받은 덕분이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미국 같은 데는 이미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을 때, 스프링클러가 안 터졌을 때보다 인명피해가 90% 이상 적어진다는 이런 통계들도 있고요.]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고시원 1만 1천892개소 가운데 여전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2천329개, 20%에 달합니다.

소방청은 종로 고시원 화재 이후 미설치 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퇴짜를 맞은 데다, 모든 고시원에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도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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