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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서영해 사찰' 80여년 전 프랑스 경찰문서 첫 확인

1920∼1940년대 프랑스에서 유럽 열강들을 상대로 일제 식민통치의 부당함을 알린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에 대한 프랑스 경찰의 사찰 보고서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재불 독립운동사학자 이장규씨와 파리 7대 마리오랑주 리베라산 교수는 최근 파리 근교의 프랑스 경찰문서 보관소에서 1936년 작성된 경찰의 서영해 사찰 문건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파리의 한 경찰서장 명의로 1936년 11월 23일 작성돼 프랑스 내무부 산하 정보국장과 경찰청장에게 송부된 1장짜리 보고서로 서영해의 출생과 프랑스 입국 시점, 프랑스 대학에서 수학한 내용, 파리에서의 언론·정치활동 등이 상세히 기술돼 있습니다.

이 문서에는 서영해 선생이 1928∼1929년 잡지 '유럽'과 문학잡지 '세계'와 협력했다고 언급한 것과 '반 파쇼 반전 투쟁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한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

문건에 언급된 반파쇼 반전 투쟁위원회는 프랑스 작가 앙리 바르뷔스가 설립해 1933∼1939년 활동한 진보성향 지식인들의 단체를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단체는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가 일으킨 내전에서 인민전선 측을 지원하고 당시 유럽을 강타한 나치즘 등 파시스트 권력에 대항했습니다.

실제로 서영해는 이후 로맹 롤랑 등 프랑스 반전평화주의자들과 함께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작가회의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정치적 관점에서 주목할만한 다른 것은 없었고, 프랑스 공화국에 대한 태도도 여전히 괜찮다"고 한 것은 서영해가 프랑스와 유럽에서 펼친 독립운동의 국제·평화적 성격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평가됩니다.

서영해 선생은 임시정부의 초대 주불대표를 지내고 1947년 귀국해 해방정국의 극도의 혼란을 겪던 정치판과 거리를 둔 채 문화부문에 힘을 쏟다 1956년 상하이 인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중 행방불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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