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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소설가 사비아노, 베를린영화제서 정부 비판

나폴리 마피아 '카모라'의 범죄 행태를 파헤친 소설 '고모라'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이탈리아 소설가 로베르토 사비아노(39)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정부 비판에 나섰습니다.

사비아노는 1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라 파란차 데이 밤비니'(La Paranza dei Bambini)로 최우수 각본상을 탄 후 수상 소감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일종의 저항이다. 우리나라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이제 매우 복잡한 일이 돼 버렸다"고 한탄했습니다.

사비아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범죄가 들끓는 나폴리의 우범 지역에서 성장한 잔혹한 비행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비아노는 이어 "이 상을 지중해에서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에 바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난민을 향한 포용적인 정책을 펼 것을 정부에 촉구해온 사비아노는 난민구조선의 이탈리아 입항을 거부하는 등 반난민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45)와 '앙숙' 관계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내무장관을 겸하고 있는 살비니 부총리는 작년 6월 취임 직후 자신에게 비판적인 사비아노가 제공받고 있는 경찰 보호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습니다.

사비아노는 '고모라' 출간 이후 마피아로부터 다수의 살해 협박을 받고 있는 터라 10년 넘게 무장 경찰의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비아노가 이에 살비니를 마피아에 빗대 '지하 세계의 장관'이라고 부르며 비꼬자 살비니는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두 사람은 그동안 빈번히 충돌해 왔습니다.

한편, 사비아노 작가와 함께 각본상을 공동 수상한 이 영화의 감독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역시 조국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그는 "예술과 문화, 교육이 다시금 이탈리아의 우선 순위가 되길 바라는 희망을 안고 이 상을 이탈리아에 돌린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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