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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았다, 잘 견뎠다'…시 쓰는 할머니들 1년의 기록

<앵커>

뒤늦게 배운 한글로 시집을 내서 화제가 된 전남 곡성의 '시 쓰는 할머니들' 기억하시나요. 이 할머니들의 삶을 1년 넘게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돼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열아홉에 시집왔제 눈이 많이 온 길을."

서툰 맞춤법으로 꾹꾹 눌러 적은 지난 세월.

굽은 손마디를 쏙 빼닮은 투박한 언어들.

그런데 사람들은 '시'라고 불렀습니다.

[그 시를 읽으면서 저도 저희 형제도 다 울었던 것 같아요.]

[김수경/막내딸 : 자주 못 찾아뵙고 잘 못 해드려서 그리고 엄마가 어떻게 사셨는지 아니까.]

감독은 이 마음을 나누기 위해 1년 넘게 할머니들의 일상을 좇았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는 어쩌면 '절반의 성공'입니다.

[이종은/영화 '시인 할매 감독' : 어머니들한테 다시 받는 힐링과 치유가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획 의도와는 조금 달라졌죠. 감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오히려 위로받고 나오는.]

'까막눈'을 틔워 준 선생님은 글을 가르치다 오히려 제자가 됐습니다.

[김선자/길작은 도서관 관장 : 삶에 대한 자세를 많이 배웠어요. 너무 집착하지 않고 그냥 살아내는 그런 삶의 방식이 어쩌면 우리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달 밑에 봉숭아 어여쁜 봉숭아]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고.]

"사박 사박 장독에도…"

관객들은 말합니다.

당신들의 삶이야말로 어떤 화려한 문장보다 빛나는 '시'입니다.

"잘 살았다. 잘 견뎠다. 사박사박"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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