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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회담 앞둔 트럼프 "단지 핵실험 원하지 않는 것" 미묘한 언급

2차 북미회담 앞둔 트럼프 "단지 핵실험 원하지 않는 것" 미묘한 언급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현지시간) "우리는 단지 (북한의) 실험을 원하지 않는 것 (We just don't want testing)"이라는 발언을 내놔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미국이 비핵화 협상의 기대치를 '북한의 핵 동결과 포기'가 아니라 '핵 및 미사일의 실험 중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마련을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많은 것이 이뤄졌다"며 하노이 회담도 성공하길 바란다면서도 "나는 속도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불쑥 "우리는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그동안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핵·미사일 실험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온 기존 발언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시일내 가시적 결과물을 요구하며 '성과 부진'을 지적하는 미국내 여론에 반박하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뜩이나 미국 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은 가운데 목표치를 너무 낮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조야 일각에서 나왔습니다.

이날 발언은 듣기에 따라서는 '핵동결' 보다도 낮은 단계인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현상유지만 된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될 경우 결국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만 인정해주는 셈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MIT) 정치학 교수는 트위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인용한 뒤 "이는 매우 시사적이다. 내가 전에 말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데 대해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문제는 행정부 내 일부 인사들 역시 그러느냐의 여부"라고 덧붙였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금주 유럽 순방길에서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북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북한에 한층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비건 특별대표도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천명하면서 '단계적 비핵화'로의 선회를 공개적으로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날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면 북핵협상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실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미국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지난 12일 방미 중이던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단을 만나 "김정은도 못 믿고 트럼프도 못 믿겠다. 작년 1차 정상회담은 김정은에 대한 선물에 불과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국정연설에서 '비핵화'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은 것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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