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더워지는 지구, 대기오염 점점 더 심해진다…보다 강력한 대책 필요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9.02.16 09: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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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말 그대로 3한4미(三寒四微)의 반복이다. 찬바람이 불면 공기가 좀 깨끗해졌다가도 찬바람이 약해지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찾아온다.

지구는 끊임없이 더워지고 있다. 2018년 지구촌 평균기온은 14.68도로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0.38도 높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기온도 13.0도를 기록해 역시 평년보다 0.5도나 높았다.

올겨울 서울의 한파일수는 지난 12월 28일 단 하루에 불과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간 날이 단 하루뿐인 것이다. 우랄 블로킹에 북극한파까지 기승을 부린 지난겨울(2017년 10월∼2018년 4월) 한파일수가 12일에 달한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매년 관측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2월 11일 현재 대표적인 온실가스 관측소인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2.48ppm을 기록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온실가스 증가 추세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지역에 따라 그리고 시간에 따라 기온 상승폭에 차이는 있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추세(Keeling curve, 자료: UCSD SIO)이렇게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지구가 점점 더워질 경우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은 어떻게 될까?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지구가 점점 더 더워질수록 대기오염이 점점 더 심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해상보다 육상의 기온이 더 크게 올라가는데 이 같은 육상과 해상의 기온 상승 차이가 대기오염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UC Riverside)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 등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Allen et al., 2019).

연구팀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실험을 했다. 우선 첫 번째는 육상과 해상의 기온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해서 올라가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해상의 기온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올라가는 반면 육상의 기온은 지금처럼 빠르게 상승하지 않고 서서히 올라가도록 제한하는 경우를 가정해 실험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보통 육상과 해상에서의 습도 차이, 고도에 따른 기온 감률 차이 등으로 인해서 육상의 기온이 해상의 기온보다 빠르게 올라가는 데 육상의 기온이 지금보다 천천히 올라가는 경우를 가정한 추가 실험을 함으로써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올라가는 육상의 기온과 상대적으로 천천히 올라가는 해상의 기온이 지구촌 대기오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조건에 변함이 없다면, 바다와 달리 육지처럼 수증기 공급이 쉽지 않은 경우 기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대류권 하층의 상대습도는 낮아지고 토양수분은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건조해진다. 토양과 공기가 건조해지면 대류권 하층에서 구름이 줄어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비도 적게 내리게 마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비가 적게 내리면 공기 중에 떠 있는 그을음(Black carbon)이나 황산염(SO4), 초미세먼지(PM2.5), 소금 입자(salt)처럼 작은 고체나 액체 입자인 에어로졸(aerosol)이 씻겨 내리지 못하고 공기 중에 그대로 떠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공기 중에 에어로졸이 많이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대기오염이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그림은 지구온난화로 육상의 기온이 해양의 기온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2100년에는 2000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대습도가 올라가는 해상과 달리 육상의 상대습도가 크게 낮아지고(건조해지고) 구름이 양 또한 감소하고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씻겨 내리는 에어로졸도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육상의 대기오염이 더욱 심해지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푸른색으로 표시된 감소하는 부분은 육지와 거의 일치하고 증가하는 부분을 표시한 붉은색은 해양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육지와 해양 기온 상승 차이에 따른 대기 상태 변화(자료: Allen et al., 2019)한 예로 황산염의 경우 2100년 배출량이 2000년과 같다고 가정한 상황에서도 2100년 지구촌 대기 중 황산염 농도는 2000년에 비해 3.5%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 북반구 중위도 지역 육상에서는 황산염의 양이 9.8%나 증가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배출량이 늘어나지 않더라도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대륙이 해양보다 더 빠르게 뜨거워지는 현상만으로도 육상에서는 대기오염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은 대기 정체도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연구 결과다.

결국 앞으로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비슷한 대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기 중 에어로졸이 늘어나는 효과 그리고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쌓이는 효과까지도 고려한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는 보여준다.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배출량 감축 대책을 세워야 실질적으로 대기질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웬만한 노력을 해서는 당초 기대했던 만큼 미세먼지 농도가 뚝뚝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참고문헌>

* Robert J. Allen, Taufiq Hassan, Cynthia A. Randles, Hui Su, Enhanced land – sea warming contrast elevates aerosol pollution in a warmer world, Nature Climate Change, 2019, DOI: 10.1038/s41558-019-0401-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