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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광화문 광장' 시민 의견 듣는다더니…"토론 대신 통보"

<앵커>

지난달 말에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 광장을 만들겠다면서 그 계획을 내놨습니다. 도로를 줄이는 대신 광장을 넓히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1천억 원이 넘는 예산 들여서 서울의 얼굴을 고치는 일인 만큼 많은 사람들 의견 들어보겠다면서 지난해 7월 서울시가 시민위원 1백 명을 위촉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반년 동안 시민위원들은 과연 어떤 역할을 했을지 거기에 참여했던 한 분이 저희에게 제보를 주셨습니다.

백운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 광장 설계 공모 당선작을 발표하며 '시민'이라는 단어를 특히 강조했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 광화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 드리기 위한 역사적인, 대역사의 시작을 알리고자 합니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밑그림을 그린 주인공 역시 '시민'들이었습니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해 7월 광장 재조성에 시민의 뜻을 담겠다며 1백 명의 시민을 '시민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세미나와 토론, 역사탐방과 워크샵, 설문 조사 등을 통해 광화문 광장 실시계획 수립과 운영방안 마련에 시민위원을 직접 참여시킨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위촉식 이후 공식 모임은 설계 공모 당선작 발표 직후에 열린 정기총회, 단 한 차례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위원들은 광화문 광장 설계 공모작이 뭐였는지, 재조성 방향은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언론 보도를 통해 들었습니다.

[광화문광장 시민위원 : 언론 통해서 알았고요. 서울시에서 이메일을 가끔 보내줬는데 그건 이제 이미 보도된 것들을 보내준 것이고요.]

그나마 3시간 넘게 진행된 총회는 이미 결정된 당선작을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시민위원들이 질문하고 의견을 낸 시간은 30분에 불과했습니다.

[광화문광장 시민위원 : 숙의나 토론 과정은 없었습니다. 사실 저도 서울시에 묻고 싶은 건데 사실은 제가 한 게 (지난 1월에) 모바일로 설문 조사 하나 한 게 전부예요.]

시민위원 1백 명 중 3분의 1은 위촉식과 정기총회조차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반년 동안 설계 공모작 선정에 집중하느라 시민위원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이강수/서울시 광화문광장 계획팀장 : 그동안 설계 공모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그동안은 시민참여단 활동이 좀 소원한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올해 말까지 설계하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민참여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시민들을 들러리 세웠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종태,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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