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朴심'에 들썩…당권 경쟁자들도 '황교안 때리기'

<앵커>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과 당 대표를 뽑는 날짜가 겹쳐서 고민하던 자유한국당이 예정대로 이번 달 27일에 당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했습니다. 갈수록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보들 사이에서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이야기가 더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면회가 유일하게 가능하다는 유영하 변호사. 이른바 '황교안 저격 발언'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면회 신청을 거부했다, 또 박 전 대통령 수인번호도 모를 정도로 황 전 총리가 무심했다며 친박 여부를 국민이 판단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시중에 돌던 박근혜-황교안 두 사람의 불화설을 확인해준 셈입니다.

황 전 총리는 즉각 진화에 나섰습니다.

[황교안/前 국무총리 :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어려움이 없으시도록 해달라고 하는 당부들을 해왔고 그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대세론을 떠받치는 친박과 TK 지지에 균열이 생길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당권 경쟁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황교안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도 자신을 배신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진짜 친박, 이른바 진박 논란 자체가 황 전 총리 한계라고 했습니다.

당권 경쟁자들은 오는 27일 전당대회 연기도 요구했습니다.

당 지도부 스스로 북·미 정상회담과 일정이 겹친 것을 두고 '신북풍론' 등 음모론을 제기하는 상황이라 연기의 명분도 있다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당 선관위는 실무적인 이유를 들며 연기요구를 일축했습니다.

[박관용/한국당 전당대회 선관위원장 : 여론조사 하는 것, TV 토론회 하는 것, 이런 것들을 미리 우리가 다 조정해놨고, 누구를 우리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편든다는) 그런 것은 있을 수 없고. 또 유불리하고 관계없이….]

전당대회 보이콧까지 거론했던 당권 경쟁자들은 황 전 총리 추대식을 바라느냐며 반발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의원 :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 공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한국당의 친박-비박 갈등이 구속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한마디에 친황-비황 구도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이승환,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