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하루 광고 10개 보면 돈 번다" 퓨처넷 투자 괜찮나?

플랫폼 사업인가, 다단계 사기인가

장민성 기자 ms@sbs.co.kr

작성 2019.02.08 09:08 수정 2019.02.08 15: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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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돈 벌 수 있고,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다"는 사업설명회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 사무실. 중년 남녀 3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외국계 온라인 마케팅 기업으로 알려진 '퓨처넷'의 사업 설명회 자리였습니다. 한 남성이 연단에 섰습니다. '정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합니다.

"우리는 정보사업입니다. 정보에 의해서, 정보로 인해서 돈을 벌고요.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정보는 무엇인가요? 정보는 누군가는 모르는 게 정보입니다. 누구나 다 안다는 것은 상식이겠죠. 퓨처넷은 정보사업입니다. 누구나 다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여러분도 누군가한테 다 전하면 (정보라고) 하지는 않겠죠. 그게 정보입니다. 이 정보로 인해서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다단계 사기 의혹'을 의식하는 듯, 어느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는다며 수익의 70%를 회원들과 공유한다고 강조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피해가 없어야 해요. 또 내가 (정보를) 전달한 사람도 피해가 없어야 합니다. 퓨처넷은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고, 누구도 손해가 없는 사업입니다. 어떤 한 가지의 의무라도 저에게 주어진다면 저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사라든지, 누구를 몇 명 추천하라든지, 상품을 판매하라든지, 그런 의무가 없어요. 대신 유료 회원은 주주와 같은 권리를 가져갑니다. 우리는 그래서 소득을 즉시, 매일, 지급받고 있습니다."
(사진=퓨처넷 캡쳐)"퓨처넷이라는 회사, 이상하죠? 이해할 수 없는 회사입니다. 유료 회원들에게 소득의 70%, 매출의 70%를 주겠다는 겁니다. 유료 회원들에게 수익을 공유해서 회원 숫자를 늘리겠다는 겁니다. 매출을 광고에 쏟아부으면서 회원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유료 회원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면서 구전으로 숫자를 늘린다는 거예요. 결국 가장 좋은 광고 효과는 구전입니다."

"(기업의) 수익 구조를 바꾼 겁니다. 이 말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이야기예요. 소수가 부자가 아니라 일반 서민들도 이 거대한 플랫폼 회사에 진입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퓨처넷을 통해 돈을 버는 걸 '건물 올리기'에 비유하면서 건물을 더 빨리 올리려면 더 많은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소득이 있습니다. 단발성 소득이 있고, 연속적인 소득이 있고, 어느 기간 동안에만 나오는 소득도 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건 '권리 소득'입니다. 퓨처넷의 유료 회원들은 주주와 같은 권리를 갖고, 권리 소득을 얻는데, 중요한 건 지금 그 권리를 못 키우고 있어요. 여러분이 혼자 와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땅만 파고 있는 거예요. 혼자 계신 분들은요. 건물이 지하 올라오고 1층 올라오면 혼자 해서 되겠어요? 부자가 될 수 있는 동반자를 여러분이 데려와야 건물을 빨리 올릴 수 있는 거예요."

● 퓨처넷 사업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

퓨처넷은 지난 2012년 폴란드에서 설립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마케팅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로 불리기도 합니다. 국내에 정식 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아서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그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사업설명회나 세미나 등이 열리기도 하지만, 이를 총괄하는 한국 지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취재를 해보니 퓨처넷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퓨처 애드프로'.

광고를 볼 수 있고, 올릴 수도 있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하루에 광고 10개를 보면 투자 금액에 따라 적립금이 쌓입니다. 투자는 '애드 팩'이라는 단위를 사용하는데, 한 팩 당 50달러, 6만 원 정도입니다. 구매한 팩이 많을수록 수익금도 많아지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팩 구매=투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취재파일]'하루 광고 10개 보면 돈 번다[취재파일]'하루 광고 10개 보면 돈 번다예를 들어, 50달러 팩을 구매한 뒤 매일 광고를 시청하면 하루에 0.5달러의 적립금이 생깁니다. 이런 식으로 60달러까지 적립이 되면 10달러의 이익이 발생하는 셈인데, 이 기간(120일)이 지나면 팩은 소멸된다고 합니다. 결국 50달러짜리 한 팩 당 매일 0.5달러(600원)씩, 120일(4개월) 동안 60달러(7만 2천 원)의 수익이 생기는 것으로, 순수익은 처음 50달러를 제외하면 10달러(1만 2천 원)가 발생하는 식입니다. 구매한 팩이 많을수록 순수익도 올라가는 것이고, 120일이 지나면 팩을 다시 구매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사업 설명회에서도 팩을 더 많이 구매하라고 권유합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팩 숫자에 따라 수익이 지급됩니다. 팩은 한 개당 50달러, 6만 원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팩을 10개 샀어요. 원금의 1%가 (수익으로) 발생합니다. 500달러의 1%, 얼마죠? 5달러. 하루에 5달러가 들어오는 거예요. 어느 순간 팩이 100개, 500개가 되면 얼마가 생기죠? 500개라고 하면 3천만 원, 3천만 원의 1%니까 30만 원이 들어오는 겁니다. 어마어마하게 커지는 거고요. 이런 팩 소득이, 상상도 못 한 돈이 여러분에게 지급이 된다는 거죠."

다음은, '퓨처넷'

먼저 자신의 투자 금액에 따라 6단계로 나뉘는 회원 등급(멤버 - 베이식 - 골드 - 익스큐티브 - 사파이어 - 로열)을 부여받습니다. 이 중 일반 회원은 멤버 - 베이식 - 골드 3단계로 구분되고, 익스큐티브 단계부터는 비즈니스 회원으로 분류됩니다.

일반 회원이 멤버 회원이 되려면 10달러를 결제해야 하고, 베이식 회원이 되려면 10+25=35달러, 골드 회원이 되려면 10+25+50=85달러, 익스클루시브 회원이 되려면 10+25+50+100=185달러, 사파이어 회원이 되려면 10+25+50+100+500=685달러, 로열 회원이 되려면 10+25+50+100+500+1,000=1,685달러를 결제해야 합니다. 각 등급별로 별도 결제가 필요합니다.[취재파일]'하루 광고 10개 보면 돈 번다 (사진=퓨처넷 캡쳐)[취재파일]'하루 광고 10개 보면 돈 번다 (사진=퓨처넷 캡쳐)[취재파일]'하루 광고 10개 보면 돈 번다 (사진=퓨처넷 캡쳐)각 단계별로 추가 회원과 투자 금액을 모아 오는 만큼 수당을 받게 되는데 본인의 회원 등급이 높을수록 수당액 책정 비율이 더 커집니다. 이걸 '매칭 보너스'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추천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보너스도 많아지는데, 나의 회원 등급이 높을수록 더 유리한 구조입니다. 멤버 회원은 매칭 보너스 책정 비율이 10%인 반면, 베이식 회원은 20%, 골드 회원은 30%, 익스클루시브 회원부터는 50%가 책정되는 식입니다.

● 피해자들 "신규 회원 모집 끊어지는 순간 출금 안 될 것"

복잡하지만, 결국 "더 많은 팩을 구매하라. 그리고 더 많은 회원을 데려와야 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신규 회원 모집이 끊어지는 순간 기존 투자금은 회수되지 않을 것"이라며 "돈을 되찾고 싶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A 씨 / "물론 초기에 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겠죠.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면. 그런데 어느 순간 신규 가입자가 끊어지는 순간 이건 그냥 덮어버리고 나머지는 출금이 안 되는 그런 과정이 되는 거예요."]

[B 씨 / "투자금을 찾는다고 해도 코인(가상화폐)으로 찾을 수 있어요. 달러로 출금이 되는 게 아니고 코인으로 출금이 되는 건데, 현금으로 넣었다가 코인으로 돌려받는 식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른바 '스폰서'로 불리는 상위 등급의 회원을 통해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애드 팩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돈을 되찾을 때도 스폰서를 통해 회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계 업체여서 언어 문제가 있고 전산 거래도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스폰서의 경우 팩을 재구매하라거나 회사 차원의 시스템 업데이트 등을 이유로 지급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아예 잠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C 씨 / "지금까지 2천만 원을 넣었는데, 아직 1천만 원밖에 찾지 못했어요. 더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나머지 돈도 전부 찾고 싶은데, 스폰서가 연락이 안 됩니다.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안 읽고 불안합니다. (스폰서를 상대로) 형사 고소도 준비하고 있어요."]

외국계 업체인 데다 아직은 생소한 플랫폼 서비스라는 특성 때문에 회원 모집 과정에서 교수나 공무원, 전문가 등을 사칭해 투자를 권유하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A 씨 / "세미나를 갔는데 어떤 분이 ○○대학교 교수님이라고 하더라고요. 해당 대학교 홈페이지에서 교원 조회를 했는데 그런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반문을 했어요. 조회가 안 되는데 어떻게 신분을 확인할 수 있냐고. 그랬더니 휴대전화를 보여주시면서 강의 요청이 들어온 이메일 한 통을 보여주시는데, 그걸 보고 제가 어떻게 믿을 수가 있습니까. 그래서 신뢰할 만한 자료를 보여달라고 했더니 다른 사람이 세미나실이 시끄럽다면서 세미나를 종료시키더라고요."]

주요 포털 사이트의 카페나 블로그 등에는 퓨처넷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퓨처넷 캡쳐)● 전체 투자 규모나 자금 흐름, 가늠조차 안 돼…경찰 수사는 '지지부진'

문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언제부터 어느 정도의 돈을 투자했는지, 그리고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가늠조차 못하는 상황이라는 데 있습니다.

퓨처넷 본사 측에 국내 영업 활동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물었지만 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활동에 대해 공정위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 사기, 이른바 '폰지 사기' 방식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정위 관계자 / "폰지 사기처럼 처음에는 돈도 제대로 주고 하다가 나중에 한 번에 쓱 빠지는 그런 식으로 영업을 하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많다는 거죠. 저희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공정위에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에도 수사 의뢰를 했지만, 수사 속도는 지지부진한 상황.

[공정위 관계자 / "공정위 차원에서는 수사권이 있는 게 아니라서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수사가 좀 어려운 상황이 있는 것 같아요. 일종의 독버섯처럼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 유의를 해야 하는데, 아직도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아쉬운 상황이죠."]

국내 등록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사업장을 찾을 수 없고,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경찰 관계자 / "퓨처넷이라는 게 지금 주소지가 없어요. 현장은 가봤더니 설명회를 했는지 어쨌는지 빈 사무실이었고, 피해자를 찾으려고 해도 잘 나타나지도 않고요. 가족 중 한 명이 피해를 봤다고 해도, 정작 피해를 본 사람은 진술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퓨처넷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다단계 피라미드 아니냐는 말은 많았습니다. 관계 당국이나 수사 기관도 이런 논란을 알고 있었고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는 사이 통계조차 잡을 수 없는 돈이 어딘가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최근에는 퓨처넷과 유사한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해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더 큰 피해와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수사와 함께 피해 예방 활동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사진=퓨처넷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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