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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다리 휘어져야 조상에 대한 예의? 차례상에 대한 오해

<앵커>

지금쯤이면 내일(5일) 아침 차례상 준비도 거의 마치셨을 텐데요,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고 조상을 생각하며 준비하지만, 차례상 한 번에 수십만 원이 들고 음식 준비도 쉽지 않아서 그만큼 힘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전통 차례상은 소박합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설을 앞둔 서울의 한 대형마트.

차례상 준비를 위해 카트 가득 장을 보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설금희/경기 김포 : 전 부치고 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전도 3가지는 해야 되잖아요.]

[오홍자/서울 강서구 : 딱 차례에만 놓을 걸 사는 거예요, 지금. 30만 원 더 들어요.]

명절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발표하는 차례상 비용은 올해도 대형유통업체 기준으로 35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각종 전에, 조기에, 어탕, 과자류까지 상에 오르는 가짓수가 28개 품목이 될 때 시중 물가로 이만큼 드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짓수도 많고 양도 많은 상이 과연 우리 전통의 차례상일까요.

[박광영/성균관 의례부장 : '차례'라는 말 자체가 간단하게 지내는 거라는 의미입니다. 기제사 상차림보다 좀 더 간단하게 올 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죠.]

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1년 전부터 '간소화 차례상' 물가를 따로 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전통음식연구소가 조선 후기 문헌에 나오는 '기제사상'과 종갓집들의 차례상을 절충해 기존의 차림표에서 10가지 품목을 줄인 기준을 새로 만든 겁니다.

서로 비슷한 음식들 그러니까 전과 적, 과자와 나물의 가짓수를 줄이고 과일 양도 조금 줄였습니다.

비용은 무려 20만 원이 줄어들고 수고도 훨씬 덜 수 있는데 이렇게 해도 전혀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 충분한 차례상 차림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성균관은 이보다 더 간소한 상차림을 추천합니다.

[박광영/성균관 의례부장 : 먼저 생선 좀 빼겠습니다. (이것도 빼도 되나요?) (어, 전도 다 빼도 돼요?) 네.]

[박광영/성균관 의례부장 : 주, 과, 포, 혜 그리고 계절 음식이니까 떡국까지. 상부터 좀 바꿔야 되겠죠. 많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종택에 가보면 정말 이 정도의 규모가 작은 (차례상이에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남녀가 준비도 같이 하고요.]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의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부담스러운 차례상 규모부터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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