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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상품권 인기? '상품권 깡'…엉뚱하게 새는 세금

<앵커>

설을 앞두고 정부가 전통시장에서 쓰는 온누리상품권을 10% 할인판매했습니다. 소비자가 상품권을 싸게 사서 시장에서 사용하면 그 차액은 정부가 보조해주는 방식인데, 할인 폭이 커서 품귀현상까지 빚을만큼 인기입니다. 그런데 상품권이 제대로 쓰이는 것 같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강민우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설 대목 전통시장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할인판매에 나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지난 28일, 수석보좌관회의 : 명절의 풍성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을 대폭 늘려 발행합니다.]

오늘(31일)까지 액면가보다 10% 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아직 할인 판매 기간이지만 온누리상품권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 지점의 경우 5일 만에 5천만 원 어치의 온누리 상품권이 모두 판매됐습니다.

[김지윤/NH농협은행 계장 : 첫날에는 줄 서서 구매를 하실 정도로 대기 고객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고객님들은 50만 원 한도 다 채워서 사가시고요.]

시중에서 상품권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이 팔리고 있다면, 사용처인 시장에서 많이 쓰이고 있어야 정상입니다. 정말 그런지 상인들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전통시장 상인 : 유통되는 건 못 느끼겠던데요. 그런 건 못 느끼겠어. (상품권이 전체 매출의) 거의 뭐 한 5% 안 될 걸요, 여기는.]

막대한 액수의 상품권이 팔려나갔는데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 다 어디로 간 걸까?

한 지역 시장 상인이 내막을 털어놓습니다.

[환전 요청 경험 상인 : 돈으로 환전해서 중간 마진만 챙기는 거지.]

할인가에 구매한 뒤 곧바로 환전하면 액면가를 전부 받을 수 있는 걸 노린 겁니다. '상품권 깡'인 셈입니다.

특히 설 연휴 때는 상품권 할인 폭이 평소 2배인 10%여서 온누리 상품권은 더 좋은 먹잇감입니다.

1인당 50만 원인 제한을 피하기 위해 구매 대행을 시키기도 합니다.

[환전 요청 경험 상인 : 노인들 가서 줄 서서 50만 원어치 사라고 하고서 한 2만 원씩 쥐여주면….]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상품권 깡에 나선 이들의 호주머니를 세금으로 채워주는 수단으로 변질된 겁니다.

[환전 요청 경험 상인 : 금융권에다가 1,000만 원 넣어놓으면 한 달에 이자 얼마 나와요? 근데 이건 10%로예요. 그러니까 그 짓들을 하는 거예요.]

이번 설을 앞두고 발행된 온누리 상품권은 4천 500억 원, 할인가 10%, 450억 원은 전액 정부 보조입니다.

올해만 상품권 2조 원어치가 발행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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