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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파탄 주범" 비판했지만…예산 심사 때는 "횡재!"

<앵커>

23개의 대규모 공공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추진하기로 한 어제(29일) 정부 결정을 놓고 야당에서는 국가재정 건전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예산 심사 때를 되짚어보면, 한국당은 지금 태도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국민 세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는 정치권의 이중성을 권지윤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한국당은 '재정파탄의 주범'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김무성/한국당 의원 : 역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국가 재정을 파탄시킨 주범으로 기록할 것입니다.]

그런데 두 달 전으로 시계를 돌려 예산 심사장으로 가보면, 정반대 상황이 연출됩니다.

이번 예타 면제 중, 4조 7천억 원으로 규모도 가장 크고 이른바 '김경수 KTX'라는 정치적 논란도 이어지는 남부내륙 고속철도사업을 두고 한국당 의원이 이런 말을 합니다.

[김한표/한국당 의원 (지난해 11월, 예산결산특위) : 아직도 오리무중인 상태로 있는 남부내륙 고속철도…예비타당성 조사 면제할 수 있다, 이런 방안 강구하시던데 사실입니까?]

[이낙연/국무총리 : 제가 여름휴가를 함양으로 가서 (남부내륙 고속철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해서 몇 군데를 포함해서 예타 면제 절차를 밟아서….]

[김한표/한국당 의원 (지난해 11월, 예산결산특위) : 고맙습니다. 예타 면제 방향으로 추진해 주실 것을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예.]

전부 국민 혈세인데,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안상수/한국당 의원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 오늘 존경하는 김한표 위원님이 아주 횡재하신 것 같습니다.]

[김동연 前 경제부총리 : 그런 것까지는 아니고…하여튼 잘 알겠습니다.]

야당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정권의 예타 면제를 비판하며 예타 강화법안까지 냈던 민주당에서는 입장 번복에 대한 설명은 없이 우리 지역구 사업은 왜 빠졌느냐는 공개 항의가 나왔습니다.

[김영진/민주당 의원 (경기 수원병 지역구) :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에 신분당선 연장선을 제외시킨 정부는 지역 주민의 목소리에 답해야 한다.]

국가 재정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지역구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 탓에 예타 면제를 두고 '로또'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하 륭,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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