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마트에 공급된 국산 표고버섯이 알고 보니 중국산이라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농협 공판장에서 중도매인으로 일하면서 중국산 표고버섯을 상자만 바꿔 국산으로 속인 뒤 대형마트에 40여t을 유통시킨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박찬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국산 표고버섯 상자가 쌓여 있는 대전의 한 농협 공판장입니다.
중국산 버섯을 화물차에 싣더니 사각지대로 가져가 새 상자에 옮겨 담습니다.
상자만 바꿔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는 일명 '박스갈이' 작업입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 : 지금 저거 가지고 작업(박스갈이)한 거 얘네 점포 공장 거기로 가져가 파는데.]
54살 양 모 씨는 동생, 아들과 공모해 2017년 6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산 표고버섯을 국산으로 속여 전국 대형마트 8곳에 유통했습니다.
버섯 물량만 41t으로 3억 3천만 원 상당입니다.
1kg당 8천 원인 중국산 버섯이 1만 7천 원인 국내산 가격에 팔린 셈인데, 1억여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올렸습니다.
농협 공판장에서 중도매인으로 등록된 양 씨 가족 일당은 주말을 이용해 박스갈이를 한 뒤 월요일마다 납품을 했습니다.
마트 관계자와 소비자들이 감쪽같이 속았던 이유는 국산과 수입산 표고버섯이 외형상 구분 짓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직접 만져봐야 구분이 가능한데 수입산 버섯 머리 부분이 비교적 탱탱한 국산보다 말랑한 게 유일한 특징입니다.
[정희정/농산물품질관리원 기동단속팀 : 화물차 안에서 아주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저희가 단속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기동단속팀은 양 씨 등 3명을 원산지 표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