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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문제 둘러싸고 '오락가락'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관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틈나는 대로 대사관 이전 계획을 밝히고 있으나 현 정권의 실세 중 한 명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모우랑 부통령은 전날 "당분간 정부는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우랑 부통령은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것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난해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였으나 지금은 모든 의견을 들어야 할 때라면서 "지금은 대사관 이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니 기다려보자"면서 "대통령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은 "대사관 이전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고, 지난 1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사관 이전은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주재 브라질 대사가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을 통해 미국 정부가 제기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공존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브라질 정부의 입장 변화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브라질산 육류의 주요 수출 지역이 아랍권이라는 사실을 들어 대사관 이전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자국에 수출하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보관하는 58개 냉동시설 가운데 33개에 대해 잠정적으로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수출이 중단된 냉동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브라질의 대형 육류업체인 BRF와 JBS의 소유로 알려져 닭고기 수출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브라질산 닭고기 수출 물량 중 사우디아라비아는 14%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 수출국은 중국(11%)이었습니다.

사우디는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으나 브라질 재계는 대사관 이전 움직임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날에는 브라질 주재 이브라힘 모하메드 칼릴 알제벤 팔레스타인 대사가 모우랑 부통령을 면담하고 대사관 이전 계획 취소를 촉구했습니다.

알제벤 대사는 "대사관을 이전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에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알제벤 대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모우랑 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직접 방문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기 바란다는 말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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