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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고향은 연극무대"…양희경을 만나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양희경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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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영상 보니까 시청자분들 다 누군지 짐작하실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자매 아닐까 싶습니다. 그중에 동생 되시는 거죠?

▶ 양희경/연극배우: 네.

▷ 주영진/앵커: 가수 양희은 씨의 동생이자 독립적으로 각종 연극 그리고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양희경 씨,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양희경/연극배우: 안녕하십니까?

▷ 주영진/앵커: 저는 워낙 텔레비전에서 자주 뵙고 그래서 전혀 모르는 분 같지가 않습니다. 목소리도 귀에 익고요. 요즘은 어떻게 텔레비전 드라마 하고 계시는 게 있습니까?

▶ 양희경/연극배우: 아니요, 없습니다.

▷ 주영진/앵커: 드라마는 지금 잠깐 쉬고 있는 중이고. 제가 어젯밤인가요? 어디 텔레비전 프로에서 제가 뵌 적이 있는데.

▶ 양희경/연극배우: 아마 재방송을 보셨겠죠? 연예 프로인데요. 다큐식 연예 프로에 저희 아이들 둘, 늙은 아들 둘과.

▷ 주영진/앵커: 늙은 아들이라고 하면 나이가 어느 정도?

▶ 양희경/연극배우: 사십이 넘은 아들과.

▷ 주영진/앵커: 아드님이 벌써 사십이 넘었습니까?

▶ 양희경/연극배우: 그렇게 됐네요.

▷ 주영진/앵커: 그러니까 어떤 프로그램입니까, 아들들과.

▶ 양희경/연극배우: 그 부모들의 꿈을 자식들이 이루어주는 그런 이야기인데요. 제 꿈은 그래서 이루었고요. 이제 다음 주 화요일이면 마지막 방송이 나갑니다.

▷ 주영진/앵커: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혹시 어떤 꿈을 자식들이 이루어준 겁니까?

▶ 양희경/연극배우: 제 꿈은 집밥이라는 건 어려운 게 아니고 누군가는 나에게 집밥을 해주지 않더라도 내가 스스로 집밥을 해서 먹는, 그런 쉬운 요리를 여러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게 제 꿈이었어요. 그래서 이제 뭐 인터넷 채널도 하나 오픈하고 이래서 사람들이 보고 따라할 수 있는. 그래서 너도 나도 그냥 쉽게 뚝딱 할 수 있는 그런 밥을 해서 먹자. 그랬더니 저희 언니가 그랬어요. 집밥 안 해 먹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니? 이러면서 얘기를.

▷ 주영진/앵커: 그렇죠. 누구나 다 집밥 먹고 싶고.

▶ 양희경/연극배우: 그러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분들이 훨씬 많기는 한데요. 그래도 나에게는 엄마도 없고 아버지도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안 계신다. 그러면 학생들이라도 직접 해먹을 수 있는 그런 쉬운 밥을 좀 널리 알리자.

▷ 주영진/앵커: 집밥이라고 하면 사실은 엄밀하게 말하면 어머니. 더 친근하게는 엄마가 해주는 밥이죠. 엄마가 해주는 밥을 지금 부모님이 안 계시더라도 그렇게, 그런 느낌이 나는 밥을 한번 많은 사람들이 먹었으면 좋겠다.

▶ 양희경/연극배우: 그냥 인스턴트 말고 그냥 밥 보글보글 끓여서 김치하고 김하고 멸치볶음하고 이렇게라도 좀 먹어보는 게 어떻겠나.

▷ 주영진/앵커: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이 되니까 그 이야기만 해도 사실은 주어진 시간 충분히 넘을 것 같은데.

▶ 양희경/연극배우: 그렇죠.

▷ 주영진/앵커: 최근에 이제 텔레비전 드라마는 좀 쉬고 계시다고 하는데 연극을 이제 연극 무대도 계속 오르셨습니다만.

▶ 양희경/연극배우: 작년 12월 30일까지 쥐덫이라는 것을 했고요.

▷ 주영진/앵커: 쥐덫.

▶ 양희경/연극배우: 이제 올해 2월 22일부터 3월 23일까지 명동 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의 작품 자기 앞의 생이라는 유명한 작품을 올리게 됐습니다.

▷ 주영진/앵커: 자기 앞의 생. 제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 양희경/연극배우: 제목도 그렇거니와 작가도 그렇고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작품이기 때문에 올리는 데 조금 제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좀 두려워서.

▷ 주영진/앵커: 왜 두려우셨습니까?

▶ 양희경/연극배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이고 좋아하는 작품이고 또 기대를 많이 하실 것 같아서 거기 기대에 부흥할 수 있을까. 그런 게 제일 걱정이었고요. 또 분량이 워낙 많아요. 1시간 45분 동안 14살 꼬마 역할을 맡은 남자 배우와 제가 이제 쭉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사 분량도 워낙 많고.

▷ 주영진/앵커: 저 연극 자기 앞의 생이라고 하는 연극이 저 연극을 보시는 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주제, 메시지가 어떤 겁니까?

▶ 양희경/연극배우: 피를 나눠야만 가족은 아니다. 전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끼리 만나서 11년 동안 그 아이를 키우면서 살아가는 이야기예요. 창녀 출신의 이 보모 아줌마와 창녀의 자식으로 태어난 모모, 로자 아줌마와 모모. 두 사람의 인간적인 관계 또 그 가족이라고 구성원 안에 들어가지 않은 남남끼리 모여서 가족보다 더 진한 사랑을 나누는 그런 이야기죠.

▷ 주영진/앵커: 피를 나눠야만 가족은 아니다. 저 연극 속에서 혹시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화두라고 해야 할까요? 가령 인종, 민족, 종교, 이런 데에 따른 차별. 이런 차별 정말 해서는 안 된다.

▶ 양희경/연극배우: 그래서 정말 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지금 그런 차별들이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 작가가 유대인 출신이라서요. 저 아줌마는 유대인이고 모모는 무슬림이에요. 그러니까 가장 세계적으로 지금 크게 대립이 되고 있는 두 종교.

▷ 주영진/앵커: 그렇죠.

▶ 양희경/연극배우: 종교 또 인종. 이런 것들을 초월해서 사람 사이에 가장 필요한 건 사랑이다. 그 이야기를 이제 사람들한테 들려주고자 하는 거고요. 이 작품을 보면서 내 인생이 얼마나 행복한가. 내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 좋은 상황이구나. 그런 걸 좀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고요.

▷ 주영진/앵커: 차별 없는 사랑. 그리고 누구나 다 아는데.

▶ 양희경/연극배우: 잘 안 되죠.

▷ 주영진/앵커: 또 저 연극을 보면 아마 절실하게 느끼실 텐데 다 아는데 왜. 나도 그렇고 나를 확장하는 우리 사회도 그렇고 저것을 실천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실천이 어렵다 보니까 저런 연극, 저런 문학 작품들이 계속 나오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말이죠.

▶ 양희경/연극배우: 거기에는 이제 혈연에 대한 너무 끈끈한 생각, 이런 것이 너무 강한 거 아닌가. 인간관계에서 제일, 제일 정말 끊을 수 없는 그런 게 혈연이라고 본다면 그 혈연이라는 것도 사실 요즘 천륜을 뒤엎는 사건들이 너무 많잖아요.

▷ 주영진/앵커: 그렇죠.

▶ 양희경/연극배우: 그런 걸 지켜볼 때 그게 과연 진짜 모든 걸 대변할 수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저 아줌마는 인종과 종교와 세대를 아우르는 그런 사랑을 아이들한테 베풉니다. 특히 이제 창녀들이 아이를 맡기면 그 아이들이 부모가 다시 찾아가거나 입양 가족을 찾아주거나. 그런데 유독 모모만은 11년 동안 이 아줌마하고 쭉 살아가죠. 나이 차로 보자면 할머니예요. 할머니와 손자인데 아줌마라고 모든 아이들이 부르면서, 69세가 된 아줌마예요. 그래서 그 아줌마의 포괄적인 사랑. 어떤 특별한 인종이나 뭐 또는 종교나 이런 것들에게만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에게 똑같은 사랑을 베푸는. 그중에서 이제 11년 동안 같이 살은 모모에 대한 그 끔찍한 사랑. 그거는 그 친부모 이상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요.

▷ 주영진/앵커: 양희경 씨가 연극 하실 때 저희가 이거 화면이 어떻게 입수했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연극 하시면서 했던 대사를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설명을 잘해 주셨는데 아마 이 연극의 주제가 담겨 있는 대사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 주영진/앵커: 연습할 때 찍으신 건데. 대사가 그러네요. 아랍인이건 유대인이건 아마 상관없어.

▶ 양희경/연극배우: 왜냐하면 11년 만에 그 모모의 아버지가 아이를 찾으러 옵니다. 찾으러 와서 내가 그 아버지를 딱 보니까 모모를 주기 싫은 거예요. 그 아버지가 옳지 않아요. 그래서 아들을 내가 착각해서 그날 두 아이를 받았는데 하나는 이슬람이고 하나는 유대인인데 아, 네 아들을 내가 착각해서 유대인으로 키웠구나. 그랬더니 이 아버지가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정도로 흥분을 하면서 나에게 유대인 아들은 필요 없어! 펄펄 뛰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 생각에 11년 만에 아들을 만나러 와서 유대인이라고 내 아들이 나는 이런 아들 필요 없다고 그러면 너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 그러면서 이제 따지는 거죠. 아랍인이건 유대인이건 여기서는 아무 상관없다. 굳이 왜 유대인이면 안 된다고 하는 거냐. 너는 애엄마를 죽였고 정신병사 행세를 하더니 이제 와서는 아들 보러 와서 인종 차별을 해? 그러면 아들아, 가서 아버지를 안아드려라. 유대인 꼬마 모세야, 가서 아버지를 안아줘라. 그러니까 이 아버지는 기겁을 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갑니다. 둘이 끌어안고.

▷ 주영진/앵커: 그 아버지한테는 혈연보다는 종교가 우선이었던 모양입니다.

▶ 양희경/연극배우: 네. 마음이 아프니라고 물어요. 아니라고. 모모도 자기 마음속에 저런 아버지는 필요 없다. 나는 아줌마만 있으면 된다. 그런 대화를 나누죠.

▷ 주영진/앵커: 혹시 텔레비전 드라마도 마찬가지고 연극도 그러시겠습니다만 작품을 선택할 때 메시지, 그러니까 대중성. 아, 이 연극이나 이 드라마는 시청률이, 관객이 이런 걸 조금 신경 쓰세요? 아니면 메시지에 집중하시는 편입니까?

▶ 양희경/연극배우: 아니요. 이것저것도 아니고요. 저는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역인가 아닌가를 최우선으로 꼽고요. 그리고 아, 내가 이게 조금 어려운 거 아닌가? 그러면 아예 안 하는 게 옳다. 그래서 제가 이 작품은 처음 9월에 연락을 받고 한 달 넘도록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과연 이런 로자 아줌마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오래 심사숙고하고.

▷ 주영진/앵커: 이번에 처음 맡으신 겁니까?

▶ 양희경/연극배우: 네,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 주영진/앵커: 양희경 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뭐 저도 안 그래도 자꾸 텔레비전에서 워낙 자주 뵙고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가수 양희은 씨와 동생 양희경 씨 이야기 저도 텔레비전에서 많이 뵙고 두 분이 한동안은 전혀 같이 안 나오시다가 언제부터인가 또 같이 또 나오시고.

▶ 양희경/연극배우: 네, 저희는 따로 또 같이. 배우와 또 가수로 활동하다가 또 뮤지컬 무대에 같이 서기도 하고 음반을 또 듀엣으로 내기도 하고 이렇게 활동을 하는데요. 저희 언니를 제가 같이 듀엣을 한다거나 무대에 선다거나 이런 게 대단히 이거는 내가 과연 언니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저희 언니의 위치는 지금 엄청난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1970년대에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던 거죠. 한 시대를 대표하는 대중문화 예술인이었던 거죠.

▶ 양희경/연극배우: 저한테는 아버지 같은 존재고.

▷ 주영진/앵커: 아버지 같은 존재.

▶ 양희경/연극배우: 왜냐하면 소녀가장이 언니가 열아홉부터. 저는 이제 집에서 살림하는 엄마의 역할을 하고 그렇게 둘이 컸기 때문에 이제 딸 셋인데요. 막내는 좀 터울이 있습니다. 그렇게 둘이 컸기 때문에 굉장히 그 끈끈하고 돈독하고 그런 게 많고요. 지금은 이제 그 모든 걸 넘어서 가장 애정이 돈독하다는 자매 관계?

▷ 주영진/앵커: 그사이에는 뭐 저희는 잘 알지 못하는 갈등도 있었고 상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 양희경/연극배우: 왜냐하면 가장이 흔들려서 집안이 무너지게 되면 위계질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자매로서 있어야 할 사람이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바뀌게 되는, 그런 부모 역할 하는 형제도 고통스럽고 자식 역할을 하는 자매도 고통스럽고. 그런 과정을 다 겪고 이제 뭐 가장 좋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라고 얘기할 수 있잖아요, 자매는.

▷ 주영진/앵커: 그러면 양희은 씨와 양희경 씨가 함께하는 영상 저희가 준비한 게 있는 것 같은데. 시간상의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 영상 꼭 한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외람되지만 두 분의 목소리가 참 예쁘게 들립니다.

▶ 양희경/연극배우: 고맙습니다. 저 노래가 식구를 찾아서라는 연극 속에 나오는 노래인데요. 저 할머니 둘이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이 가족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로자 아줌마와 모모의 이야기하고 흡사한 내용이죠. 아마 이 작품을 보러 오신 많은 분들이 자기 앞의 생이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에서부터 스토리의 모든 것을 쭉 보시면서 내 앞에 인생을 한 번,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카메라를 통해서,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 보셔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바로 앞에서 양희경 씨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을 봤는데 그 진심이 저한테는 그대로 전달이 됐습니다. 이 연극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동시에 말씀하고 싶어 했던 그런 화두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화두들도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서 더 잘 시청자 여러분들께 전달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양희경/연극배우: 극장에서 뵀으면 좋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편견과 차별 없이 그거를 뛰어넘는 사랑. 그것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이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연극배우 양희경 씨와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양희경/연극배우: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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