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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통령' 사태, 오늘 유엔 안보리로…美·러 '대리전' 비화

'두 대통령' 사태, 오늘 유엔 안보리로…美·러 '대리전' 비화
▲ 후안 과이도(왼쪽) 국회의장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재임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셀프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충돌로 정국 혼돈 상태에 빠진 베네수엘라 사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무대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오늘(26일) 미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 뉴욕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안건으로 하는 공개회의를 소집한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오늘 회의에 참석해,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 입장을 강조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과이도 의장을 과도정부의 합헌적 수반으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에 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호르헤 아레아사 외교부 장관을 앞세워 미국의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유엔 베네수엘라 대표부는 아레아사 장관을 안보리 회의 발언자 목록에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은 없는 상태라고 정통한 외교 관리가 전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을 "내정간섭" "명백한 쿠데타 요청"이라고 일축하며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미국과 러시아 간 '대리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러시아 측은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의 이 같은 주장에 반대할 뜻임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역시 중국도 러시아와 함께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 현지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대화를 제의했으나 과이도 의장이 거부하고 길거리 투쟁에 나서겠다고 다짐하면서, 한 나라에서 두 대통령이 있는 '권력 투쟁' 정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현지 시간 25일 수도의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베네수엘라의 국가수반 자리를 놓고 과이도 의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를 촉구했다고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가리켜 '이 젊은 남자'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더불어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은 워싱턴이 지원한 필사적인 행위"라며 "베네수엘라를 반대하려고 실제 상황을 왜곡하고 워싱턴의 개입 모델을 강요하며 압박하는 언론 쿠데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3일 과이도 의장이 스스로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후 미국이 즉각 인정하자 미국과의 단교를 선언하고 72시간 내 외교관들의 철수를 요청했습니다.

미 정부의 비필수 인력 철수 방침에 따라 베네수엘라에 주재하는 일부 미 외교관들과 가족들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이에 맞서 과이도 의장은 같은 시간대에 카라카스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그들은 억압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 대신 가짜 대화를 제안한다"면서 "나는 세계와 이 정권에 분명히 해두고 싶다.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가짜 대화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 현장서 자신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지 이틀 만인 이날 대중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틀간 행방이 묘연하던 그는 마두로 대통령의 기자회견 시간대에 맞춰 다시 등장해 당국이 자신을 구금하려 하더라도 계속 투쟁하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과도정부 수립과 재선거를 관철하기 위해 다음 주에도 새로운 반정부 시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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