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사법부' 후폭풍 우려…신뢰 회복 위한 고육책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19.01.24 20:20 수정 2019.01.24 21: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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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사법부 수장을 구속시키는 데에는 이런 법리적인 검토뿐 아니라 법원의 또 다른 고민도 많았을 거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구속 영장이 기각됐을 때 그 후폭풍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겁니다.

계속해서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사법 농단 수사 초기 법원은 압수수색 영장 대부분을 기각했습니다.

통상 열에 아홉이 발부되는 압수수색 영장이 사법부에 대한 수사에서는 열에 하나만 발부됐습니다.

'방탄 법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행정처 근무 경력이 없는 판사 2명을 영장전담으로 추가 배치했고 수사 개시 넉 달 만에 처음으로 임종헌 전 차장이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대법관들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자 사법 농단의 책임을 임 전 차장 선에서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최종책임자로 지목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수사 과정에서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책임을 미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양 전 원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양 전 원장이 책임을 미룬 일선 판사들에게 사법 농단의 책임이 각각 존재한다고 인정하는 셈이 됩니다.

전직 대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 부담스러운 검찰 입장에서는 수사 선상에 오른 법관들을 대거 기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양 전 원장이 풀려날 경우 판사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지고 '방탄 사법부'라는 비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결국 법원이 신뢰 회복을 위해 전직 대법원장 구속이라는 고육책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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