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전 대법원장…부인·책임 전가 일관했다 자충수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

작성 2019.01.24 20:14 수정 2019.01.24 21: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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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1월 24일 사법부의 전직 수장이 구속된 오늘(24일) 8시 뉴스는 우리 헌법에서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 사법부는 부당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법과 양심에 따라야 할 재판이 정치 권력과 거래 대상으로 이용되고 또 사법부의 이익을 위해 동원됐다는 의혹이 최근 계속 불거졌고, 결국 그 사법부를 이끌었던 전직 대법원장이 오늘 구속 수감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오늘 사법부의 모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됐던 제왕적 대법원장 시대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법원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그럼 먼저 오늘 새벽 양승태 전 원장이 구속된 이유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법원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에는 양승태 전 원장이 사법 농단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후배 법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또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조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이현영 기자입니다.

<기자>

예상을 깬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먼저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서 단순히 보고를 받은 수준을 넘어 직접 범행에 개입했다는 검찰 주장을 법원이 사실상 받아들인 겁니다.

검찰은 어제 영장 심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부인하기 어려운 증거를 잇달아 제시했습니다.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해 김앤장 변호사를 독대했다는 문건, 양 전 대법원장의 사인이 들어간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사항을 메모한 이규진 부장판사의 업무수첩 등의 신빙성이 인정된 겁니다.

명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도 영장 발부 사유로 꼽았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부장판사의 업무수첩이 조작됐을 수 있다고 항변하고 모함론까지 제기했습니다.

명백한 사실관계까지 부인하려 했던 양 전 대법원장의 전략이 오히려 관련자들과 말 맞추기를 시도하거나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부각하는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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