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붕괴 위험에 '찜질방 살이'…시청 "알아서 해결해라"

정다은 기자 dan@sbs.co.kr

작성 2019.01.24 08:00 수정 2019.01.24 09: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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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평택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 주변 집들이 벽에 금이 가고, 붕괴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 집주인 부부는 몇 달째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는데 시청은 시공사와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입니다.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모 씨 집 바로 뒤에는 지난해 5월부터 대규모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올해 9월이면 지상 14층 지하 4층짜리 오피스텔 두 동이 들어섭니다.

공사 가림막 너머에는 어느새 깊이 18m 낭떠러지가 생겼습니다.

[이 모 씨/경기 평택시 : 저 정도까지 팔 줄 몰랐죠. 흔들림이 어마어마해요. 집이 막 흔들리는 거예요. 집사람하고 안에 있다가 바깥으로 무서워서 밖으로 튀어나왔어요.]

집하고 가림막 사이, 다시 말하면 집하고 낭떠러지 사이 거리는 이렇게 좁습니다.

제가 두 팔을 다 뻗지도 못할 정도인데요, 불과 1m도 되지 않는 간격을 두고 수직으로 땅을 파 들어가다 보니 집은 점점 망가졌습니다.

주택 외부는 곳곳이 금이 가고 갈라졌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부부는 집을 나와 몇 달째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주변 다른 집들도 심각합니다.

[서상덕/경기 평택시 : 틈이 다 갔다고, 이렇게 쭉 내려앉고 있으니까. 틈이 가서 지하실로 물이 들어간다고 지금. 잠자다가도 뚝 소리 나면 뭐가 떨어지는지.]

안전진단 전문가와 함께 이 씨 집을 점검해봤습니다.

[이윤종/한국안전진단기술원 대표 : 이건 지반이 밀렸다는 거거든요. 이만큼 (집이) 밀려 나온 거예요, 지금.]

1시간 동안 계측한 결과는 '거주 불가', 시공사 측은 공사를 서두르다 주변 주택 상태를 신경 쓰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청 측은 집주인이 알아서 대피했으니 안전조치는 된 거고, 나머지는 시공사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합니다.

[시청 공무원 : 현장에서 그런 부분들은 발생할 수가 있는 거죠. (해결을) 저희가 껴서 하지는 않거든요. 민사보상이잖아요.]

시청 측은 SBS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시공사 측에 흙막이 공사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요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