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한때 제왕적 대법원장→구치소 수감…'법관 독립' 바로 설까

임찬종 기자 cjyim@sbs.co.kr

작성 2019.01.24 07:35 수정 2019.01.24 09:25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법조팀 임찬종 기자와 이야기 조금 더 나눠보겠습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어쨌거나 가장 큰 고비를 넘긴 셈인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 어떤 절차가 또 남아있을까요?

<기자>

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앞으로 구속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게 됩니다.

검찰은 최장 20일까지 추가 수사를 한 뒤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길 예정입니다.

오늘(24일) 새벽 영장이 기각된 박병대 전 대법관과 앞서 영장이 기각됐던 고영한 전 대법관도 함께 기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소 이후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은 공모 혐의로 기소돼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과 합쳐져서 함께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구속됐다는 것 자체가 유죄를 뜻하는 건 아니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정식 재판에 가서 상황이 또 달라질 수도 있을까요?

<기자>

네,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을 발부하면서 영장전담판사가 "범죄사실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고 표현했지만, 이게 곧바로 유죄라는 뜻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소명이라는 개념이 유죄 선고를 위해 필요한 범죄사실 입증보다 낮은 단계의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따라서 본 재판에서 비록 구속은 됐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이 사실이 아니거나 유죄를 입증까지는 부족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검찰이 지목한 임종헌 전 차장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요, 검찰은 지금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결재한 사법 농단 보고서,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규진 판사의 업무수첩 등을 증거로 제시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판사가 이런 증거들을 유죄가 입증됐다고 볼 정도로 충분하다고 볼지가 관건입니다.

<앵커>

사실 전직 대통령들은 몇 차례 있었지만, 전직 사법부 수장이 구속된 건 처음 있는 일이잖아요, 사법부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전직 사법부 수장이 처음으로 구속됐다, 아니다, 초유이다, 아니다 이 부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헌법이 규정한 재판의 독립, 법관의 독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부분일 겁니다.

일단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하는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는 상당 부분 해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이번 사건에 유죄가 나올지, 무죄가 나올지와 별도로 이번 수사를 통해서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라는 엘리트 판사 조직을 동원해서 법관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사례가 여럿 드러났습니다.

또 상당수 법관들이 부당한 지시인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따른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전직 대법원장조차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경우 구속까지 될 수 있다는 전례가 생긴 이상 앞으로는 아무리 대법원장이라고 할지라도 부적절한 지시를 내리기가 어려워졌고, 또 부당한 지시가 내려오더라도 판사들이 이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재판의 독립, 법관의 독립이 예전보다 더 실질적으로 보장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또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한 대법원장 체제의 폐해가 극명하게 드러난 이상 국회에 계류돼 있는 사법 개혁 법안에 대한 논의도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