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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3발 미국으로 날아온다"…美 가정 해커 장난에 '패닉'

"세 기(基)의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로스앤젤레스(LA)와 시카고, 오하이오로 향하고 있습니다.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은 세 시간입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린다의 한 가정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시스템에 해커가 침입해 이런 가짜 경고 방송을 하면서 이 가족이 공황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역 일간 더 머큐리 뉴스가 21일 보도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집에 사는 로라 라이언스가 일요일인 당시 오후 2시쯤 요리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큰소리로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경고 방송이 나왔습니다.

미국도 북한에 보복공격을 단행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안전시설로 대피했다는 상세한 내용까지 이어졌습니다.

라이언스의 8살 아들은 거실 양탄자 아래로 기어들어 가며 "엄마, 미사일이 오고 있는 거예요"라고 물었습니다.

라이언스는 아들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차를 타야 할까', '현금이 많지 않은데', '나파에 있는 친구 집에 들르자' 등의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처음 5분은 완전한 공포의 시간이었고, 이후 30분간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듯한 경고 방송 속에서도 TV에서는 미국프로풋볼(NFL) 내셔널풋볼콘퍼런스 챔피언십 경기가 계속 중계되고 있었고 긴급전화인 911에서도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라이언스 가족은 뒤늦게 문제의 경고 방송이 거실 TV 위쪽에 설치한 '네스트 감시카메라'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감시시스템에 스피커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고 합니다.

결국 네스트와 몇 차례 통화한 후에야 "해킹 피해자가 된 것 같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 가정 보안시스템 업체인 네스트는 구글의 자회사입니다.

라이언스씨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회사는 고객들에 안내할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매우 슬프고 화가 나지만 그래도 장난이었다는 데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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