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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도 '쓰레기산'…"선진국들, 자신들의 문제 떠넘겨"

<앵커>

우리가 불법으로 수출한 쓰레기 문제, 필리핀 만이 아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우리가 수출한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김관진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32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젠자롬 지역. 팜 오일을 만드는 팜 트리 군락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저는 지금 젠자롬 지역의 한 마을에 나와 있습니다. 언뜻 제 뒤로 팜 트리가 잔뜩 우거진 숲이 있는 것처럼 보이실 텐데요. 사실 조금만 더 들어가 보면 바로 이 너머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숲 한가운데 끝이 보이지 않게 펼쳐진 쓰레기 산. 어림잡아도 1만 톤이 넘는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쓰레기 산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유럽에서 온 스티로폼, 노끈 등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가 뒤섞여 있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됐는지 플라스틱 쓰레기는 들어 올리자마자 부서져 내리고, 발을 내딛자 무릎까지 빠집니다.

시꺼멓게 오염된 주변 물웅덩이에서는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인근의 한 산업단지, 건물 사이사이에 방치된 쓰레기가 흉물스럽게 널려 있습니다. 한글이 선명하게 박힌 쓰레기들 투성입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라 현지인들은 여기저기서 불법으로 쓰레기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로 반입되는 외국 쓰레기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동남아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헹 카이아 천/그린피스 말레이시아 : 선진국들이 그들 문제를 다른 국가로 떠넘기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나라도 쓰레기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국가는 자신의 쓰레기를 스스로 처리해야만 합니다.]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향후 3년 이내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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