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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창고" 야생 커피나무 멸종위기로 커피 미래 빨간불

"유전자 창고" 야생 커피나무 멸종위기로 커피 미래 빨간불
기후변화와 삼림 파괴, 수목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야생 커피나무가 5종 중 3종꼴로 멸종 위기에 놓여 커피의 미래가 위험에 빠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 과학자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124개 야생 커피나무종이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어떤 미래를 맞을지 예측했습니다.

연구결과 커피나무 75종이 멸종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개발한 생물다양성 위험 척도에 따르면 13종은 심각한 위험에 당면해 있고, 아라비카를 비롯한 40종은 멸종 위험, 나머지 22종은 취약종으로 분류됐습니다.

산미가 우수해 지난 수백 년간 재배돼온 아라비카종은 세계 커피 시장의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지만, 야생종은 에티오피아와 남수단 2개국에서만 자라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금세기 말에는 멸종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런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와 지구 생물학 변화에 실렸습니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아론 데이비스 박사는 커피나무 전 품종에 걸쳐 멸종 위험이 60% 가까이 돼 식물의 일반적인 멸종 위험보다 크다고 말했습니다.

커피나무는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전통적인 커피 생산국가에서도 재배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야생 커피나무는 이런 상황에서 기온 상승과 건조한 기후에서 재배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어 매일 20억 잔 이상 소비되는 커피의 미래 생존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커피농장에서 재배되는 2대 품종 중 하나인 로부스타(Robusta)는 야생에서 도입돼 지난 100년간 주요 커피 품종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야생 커피나무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 씨앗을 받아 씨앗은행에 보관하거나 국가 단위의 삼림보호 구역에서 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절반 가까운 품종의 씨앗이 보관돼 있지 않고, 3분의 1 가까이 삼림보호 구역 밖에서 자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비스 박사는 커피 도매상들이 커피 생산자에게 공정한 값을 치러 커피 재배를 개선하고 다양한 품종을 보존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정부도 야생 커피나무를 보호하고 커피 작물을 쉽게 재배할 수 있도록 숲을 보존하고 재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커피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지난 1954년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스테노필라(stenophylla) 커피나무가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 발견됐습니다.

시에라리온의 고지대 커피로도 알려진 스테노필라는 풍미가 아라비카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데이비스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시에라리온에서 한 그루를 발견했으며, 라이베리아 국경을 넘어 6시간을 걸어간 끝에 한 언덕에서 스테노필라 군락지를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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