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너희 얼음판에서 어떻게 살려고"…가해자 감싼 전명규

SBS 뉴스

작성 2019.01.17 10: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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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피해자들이 목소리 내기 어려웠던 것은 가해 지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언젠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평창올림픽 앞두고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당한 것을 알리려고 했을 때도 당시 빙상계에서 그것을 막고 또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 빙상계 대부로 불리는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관련됐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파일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김형열 기자가 그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전명규 교수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당한 심석희 선수의 입을 막으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심석희 선수의 폭로 기자회견을 막고

[전명규/한체대 교수 : (심석희가) 맞자마자 그다음 날 기자회견 하려고 했어. 내가 그거 막은 거야. 새벽 1시까지 얘기하면서.]

심 선수와 함께 조 전 코치를 고소했던 또 다른 폭행 피해자들이 소송을 취하하도록 압박했다는 관련 녹취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전명규/한체대 교수 : "(다른 피해자가) 나 (고소) 이거 못하겠어 석희야"라고 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압박은 가야 한다는 거야.]

SBS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전 교수의 지시는 치밀하고 구체적이었습니다.

다른 폭행 피해자의 소송 취하를 위해 피해자의 남자 친구를 비롯한 지인들을 찾아 압박하라고 했고

[전명규/한체대 교수 : (피해자) OOO과 제일 친한 애를 찾아봐야지. 가장 가까운 애를 (찾아서), (OOO) 걔를 골머리 아프게 만들어야 해.]

심석희 선수 측을 설득하라는 지시 내용은 압박을 넘어 협박에 가까웠습니다.

[전명규/한체대 교수 : (조재범이) 구속이 됐잖아. 이제 그만해야지 (심석희 선수) 너희. 이 말을 누가 해줘야 하지 않느냐 이거야. (심석희 측) 너희가 그러면 이제 거꾸로 가해자야 너희가, 피해자가 아니라. 그래 안 그래? 그런 식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거야. 그리고 얼음판에서 너희가 어떻게 살려고 말이야.]

전 교수는 조 전 코치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스타 출신 선수는 물론 대표 선수들의 탄원서까지 준비했습니다.

[전명규/한체대 교수 : OOO이도 (탄원서) 하나 쓰라고 할게.]

[제자 : 체대도..]

[전명규/한체대 교수 : (탄원서)썼어.]

[제자 : 대표팀 애들도 (탄원서) 써주면 좋다고..]

[전명규/한체대 교수 : 썼어.]

당시 심 선수를 제외한 다른 폭행 피해자 세 명은 조 전 코치와 합의했다가 조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드러난 뒤에야 그중 두 명이 합의를 취소했습니다.

조 전 코치를 비롯해 폭력과 성추행, 도박으로 징계를 받은 전 교수의 제자들은 모두 지도자로 복귀했었고 현재까지 코치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이 배후에도 전 교수가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