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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장관 "와인은 알코올 의존 안 일으키는 특별한 술" 주장 논란

프랑스 농업장관이 와인(포도주)은 다른 술과 달리 알코올 의존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가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디디에 기욤 프랑스 농식품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BFM 방송에 출연해 "와인을 다른 술에 비견할 수 없다. 알코올중독은 진정 문제이고 젊은 사람들의 폭음이 큰 문제이지만, 나는 젊은이가 나이트클럽에서 코트 뒤 론(론지방에서 생산된 포도주)을 마시고 만취해서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청년층의 폭음 문제는 와인이 아닌 위스키와 보드카 등 독주나, 서로 다른 술을 섞어 마시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생의 아름다움을 알려면 와인 한잔쯤 즐길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알코올중독 문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정신과 의사이자 알코올중독 문제 전문가인 미셸 레노 박사는 트위터에서 "와인을 마시고 만취하는 사람들이 매일 생긴다. 병원 응급실에 한번 가봐라"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알코올중독예방협회의 베르나르 바셋 부회장도 트위터에 "와인도 다른 술과 마찬가지로 마시면 취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와인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프랑스에서는 포도주는 술이 아닌 음료라는 인식이 다른 나라보다 강한 편입니다.

그러나 와인이 다른 술처럼 건강에 해로우므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면서 논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욤 장관의 발언이 프랑스 정부에 대한 와인 업계의 강력한 로비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프랑스의 알코올중독 전문가들은 최근 와인 업계의 대표적인 로비스트였던 오드레 부롤로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농업담당 보좌관에 발탁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도 과거 와인을 알코올중독 등 심각한 음주와 상관없는 술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작년 2월 파리 농업포럼을 방문했을 때 주류 광고 규제강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매일 점심 저녁에 한두잔씩 와인을 마신다. 프랑스인들에게 휴식을 좀 주자"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고 술 광고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습니다.

이는 며칠 전 아녜스 부쟁 보건장관이 방송에 출연해 "과학적으로 와인은 다른 술과 같은 알코올이며, 이제는 알코올이 건강에 나쁘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주류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합니다. 유럽에서 프랑스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체코뿐입니다.

프랑스약물중독감시협회(OFDT)에 따르면 프랑스 주류 소비의 58%는 포도주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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