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 손혜원 의원 측근의 수상한 건물 매입 (풀영상)

탐사보도팀 기자 panda@sbs.co.kr

작성 2019.01.15 20:56 수정 2019.01.18 14: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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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판다①] 문화재청이 홍보까지…손혜원 조카의 수상한 건물

<앵커>

SBS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 팀이 이번에 취재한 이야기는 항구도시 전남 목포가 그 배경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목포에 있는 오래된 건물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지난 1890년대 개항한 목포는 일제시대 서울, 부산과 함께 우리나라 5대 도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역사적으로 또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는데 지난해 정부가 이런 건물들을 보존하겠다면서 목포의 1.5km 거리를 통째로 문화재로 지정했습니다. 개별 건물 하나하나 이렇게가 아니라 거리 전체가 문화재가 된 것은 목포가 처음이었습니다. 여기 건물 복원하고 또 보존하는데 앞으로 예산 500억 원이 투입됩니다.

문화유산 지키는 게 당연히 좋은 일 아니냐 싶은데 여기에 한 국회의원이 등장합니다. 바로 민주당 손혜원 의원입니다. 문화재 전문가로 잘 알려진 손 의원은 지난 2017년부터 목포 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끝까지 판다 팀이 취재해봤더니 문화재 보호 운동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럼 먼저 문화재청이 주관한 목포 문화재 설명회 현장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말 문화재청이 16개 언론사를 상대로 연 목포 문화재 거리 홍보 설명회 현장입니다.

설명회를 시작하기 전 일정을 먼저 설명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우리가 오늘 돌아볼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나눠 드린 책자를 보시면….]

그런데 며칠 전에 미리 배포된 안내문에는 방문 예정에 없던 곳들이 추가돼 있었습니다.

'창성장'이라는 곳입니다.

[문화재청 홍보 설명회 인솔자 : 여러분, 이동하겠습니다. 점심 전에 '창성장'까지 보고, 그다음에….]

이번에 문화재 거리로 지정된 구역 안에 위치한 창성장은 일제 강점기 건물을 리모델링 해 현재는 게스트하우스로 쓰이는 곳입니다.

[문화재청 홍보 설명회 인솔자 : 우와! 우와! 빨리 오십시오! 와서 봐봐, 봐봐 여기!]

창성장은 평소 목포 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하던 손혜원 의원이 수시로 홍보를 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홍보를 할 때 자신이 주변 인물들에게 창성장 건물을 인수하도록 설득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후 창성장 매입과 리모델링 과정, 개업 소식 등을 수시로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럼 창성장의 주인들은 누구일까.

확인을 해보니 20대 초반 청년 세 명이었습니다.

그중의 한 명인 23살의 손 모 씨를 찾아가 봤습니다.

[손 모 씨/창성장 공동 소유자 : (목포에 창성장을 사셨길래요.) 제가 산 게 아니어서요. 집안일 때문에 그래요, 집안일. 저 23살로 어려요. 제가 그걸 무슨 무슨 생각이 있어서 건물을 샀겠어요. 제가 했겠어요, 그걸?]

자신이 직접 구매한 게 아니라는 손 씨.

[손 모 씨/창성장 공동 소유자 : (손혜원 의원 집안이세요?) 그거가 맞기는 한데, 고모가 추천은 해 준 건데. (아 손 의원이 고모예요?) 네.]

바로 손혜원 의원의 조카였습니다.

나머지 공동명의자 두 명은 손혜원 의원 보좌관의 딸과 손 의원 남편이 대표로 있는 문화재단 이사의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판다 팀이 창성장 주변 건물들을 추가로 확인해 보니 이 세 명이 공동소유한 건물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창성장 바로 옆 허름한 건물 역시 세 청년이 공동으로 사들인 것이었습니다.

이 두 건물 모두 문화재청의 문화재 거리 지정 1년 전에 매입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문화재 거리에 포함됐습니다.

문화재청을 감사하는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이었던 손혜원 의원, 문화재 지정 결정 이전에 가족이나 보좌관 등 주변 인물들에게 건물을 사들이게 한 겁니다.

왜 손 의원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창성장이 홍보 설명회 당일 방문지에 추가됐는지를 묻자 문화재청은 "정치적 고려는 없었고 문화재 리모델링의 사례를 보여 주기 위해 들렀을 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창성장은 원형 그대로의 복원이 아닌 유럽풍으로 리모델링 돼 보존의 모범 사례로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조창현,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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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판다②] 조카·남편·보좌관도…문화재 거리 곳곳 '의원님 그림자'

<앵커>

그렇다면 손혜원 의원과 관련 있는 건물이 방금 보신 건물로 끝인지, 저희 취재팀이 주변을 조금 더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손혜원 의원의 조카, 그리고 손 의원의 남편이 운영하는 재단, 또 손 의원의 보좌관 가족이 산 건물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계속해서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창성장과 붙어 있는 이 건물은 일본식 가옥, 즉 적산 가옥입니다.

기자들을 상대로 한 홍보 설명회 때 문화재청 직원의 말은 이렇습니다.

[(저거는 완전 빈집인가 보네요?) 유력한 사람이 저걸 구매했어요. 아주 유력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제가 말씀 못 드리겠고, 하여튼 문화 쪽으로 잘 아시는 분이 만들어보겠다고 이 사업 하기 전부터 사고.]

유력한 사람을 추적했더니 손혜원 의원의 조카였습니다.

손 의원 스스로 목포로 내려보냈다고 밝힌 적이 있는 그 조카입니다.

손 의원 조카는 이뿐만 아니라 바닷가 가까운 쪽 건물 한 채와 카페 건물까지 모두 3채의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손 의원과 관련된 다른 건물을 더 찾아봤습니다.

거래 과정을 잘 알고 있다는 주민은 손 의원 개인이 아니라 법인 명의로 산 게 있다고 귀띔합니다.

[목포 구도심 주민 : 손혜원 의원은 산 것이 없어요. 개인이 아니고 법인으로 샀어요. 나전칠기 법인이 있어요. (여기서 가까워요?) 가까워요.]

법인 명의의 건물은 창성장 맞은편 손 의원 조카가 운영하는 카페 가까운 곳에 몰려 있습니다. 모두 3채나 됩니다.

건물을 산 법인,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입니다.

[(엄청 넓네요, 안에는.) 넓죠. 비우는 중. 수리해야 하니까 나가는 중이에요, 사람들이. 이거 살려놓으면 멋있어요. 이건 진짜에요. 보가 이렇게 있는 것은. 이런 집이 없죠.]

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은 대들보나 나무 기둥이 잘 남아 있는 적산 가옥들을 매입했습니다.

[의원님이 이런 거에 굉장히 관심이 있더라고. 적산가옥 그대로 복원하는 걸 좋아하고. 좋은 뜻을 갖고 계시더라고.]

건물을 판 사람도 만났습니다.

[건물을 판 주민 : (왜 파셨어요? 아까운데.) 빚이 많아서 팔았죠. (지난해 파신 거죠?) 응.]

다만 손 의원이나 남편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계약할 때 손혜원 의원 직접 보셨어요?) 아, 직원이 온 것 같던데?]

손 의원의 보좌관도 배우자 명의로 건물을 샀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목포 지도자가 운영했던 약국 건물입니다.

주민들은 손 의원이 지난 대통령 선거 전후에 지인들을 자주 데려왔다고 말했습니다.

[목포 구도심 주민 : (지인들이) 너덧 명이 와서 상당히 오래 있었어. (그분들이 산 건물들도 다 메인 거리에 있어요?) 예, 이 거리에 있어요. 구도심 재개발 구역 안에 든 거야.]

손 의원 본인 이름으로는 하나도 산 게 없다지만, 조카와 보좌관 가족, 남편의 문화재단 등이 문화재 거리 안에 있는 건물을 집중 사들인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건물 매입 가격은 3.3㎡당 10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였으며, 대부분 목포 구도심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순차적으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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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판다③] 매입 후 '4배 뛴 건물값'…리모델링은 나랏돈으로

<앵커>

그럼 지금까지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희 끝까지 판다 팀이 확인한 손혜원 의원과 관련된 목포 시내 건물은 모두 아홉 채입니다. 먼저 손혜원 의원 조카 명의로 된 게 세 채고요,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 명의로 된 게 세 채입니다. 그리고 손 의원의 보좌관의 배우자 명의로 된 게 한 채, 또 보좌관의 딸과 손 의원의 다른 조카 공동명의로 된 게 또 두 채가 있었습니다. 이 건물들은 보시는 것처럼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으로 지정된 1.5km 구역 안에 모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지역은 문화재로 지정되고 나서 건물값이 4배 정도 뛰었다고 합니다.

또 시기별로 보면 지난 대선 직전인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 반 만에 이 아홉 채를 모두 사들인 건데 그렇다면 그 시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계속해서 유덕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손혜원 의원의 조카 명의로 된 건물 세 채는 지난 대통령선거 직전인 2017년 3월~4월에 거래됐습니다.

손 의원 보좌관의 남편 명의로 된 건물은 그해 9월,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 명의 건물은 지난해 3월과 4월에 매매가 이뤄졌습니다.

손 의원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사들인 것으로 끝까지 판다 팀이 확인한 아홉 채 가운데 한 채 빼고는 주변이 문화재 거리로 지정되기 이전에 거래됐습니다.

그 한 채도 문화재 지정된 직후에 매입됐습니다.

과거에는 건물 하나하나를 특정해서 문화재로 지정했다면, 이번에는 거리가 통째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국내 최초입니다.

거리에 있는 건물 가운데 일부는 별도로 등록문화재로 또 지정되는데 이런 건물은 나랏돈으로 내부 리모델링이 가능합니다.

[김란기/한국역사문화정책원 원장 : (등록문화재는) 건물이 노후하거나 낡았을 때 건물을 수리할 수 있는 수리 비용 전액을 국가 혹은 지자체가 보조해줍니다. 상속세, 토지세, 이런 것들에 대해서 50% 감면됩니다.]

재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겁니다.

거리를 통째로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사업은 역사를 보존하면서 관광 자원으로도 개발하기 때문에 다른 건물들도 재산상의 손해를 볼 일은 없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SBS와의 통화에서 목포시가 만들고 있는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 조례에 전시관 같은 사업을 할 경우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목포 구도심 주민 : 매물이 없죠. 빈집 없죠. 폐가까지 다 샀어요]

[목포 구도심 주민 : 외지인들이 많이 (사들였어요). (다 팔려서) 집이 없고 물건이 없으니까 자동적으로 (매매가가) 올라갈 거 아닙니까]

주민들은 문화재 지정 이후 건물 가격이 4배 정도 뛰었다고 말합니다.

[정태관/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 : (국회의원의) 측근들이 건축을 건물들을 매입해서, 한 채도 아니고 쉽게 얘기해서 서너 채씩을 매입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투기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문화재 거리 지정 이후 지금은 주변 부동산에 매물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조창현,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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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판다④] 손혜원 "투기 목적 절대 아니다"…석연치 않은 해명들

<앵커>

손혜원 의원은 주변 사람들이 투기 목적으로 목포에 건물을 산 것은 절대 아니라고 저희 취재팀에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손혜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 위원회 소속으로 문화재 지정과 관련된 정보를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 손 의원의 주변 사람들이 목포 거리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대부분 그곳에 있는 건물을 여러 채 사들인 게 과연 적절했는지가 저희가 전해드리고 있는 이번 사안의 본질입니다.

김지성 기자가 손혜원 의원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목포 구도심 근대역사문화 공간이 문화재로 지정된 시점은 지난해 8월, 손혜원 의원은 이때 이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였습니다.

손 의원은 문화재 지정 과정에 전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손혜원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 : 그건 제 소관이 아니거든요, 제가 그런 일을 물어서도 안 되고. (여당의 간사 지위를 이용한 적은 없다, 이렇게 보면 되나요?) 아이고, 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지난 대선 때 선거운동을 도우러 목포시에 갔다가 목포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느껴 주변인들에게 집을 사게 했다는 게 손 의원의 설명입니다.

돈이 없는 조카에게는 1억 원의 개인 돈을 줘가며 목포에 집을 사게 했고, 남편에게도 문화재단 명의로 건물을 사도록 설득했다는 겁니다.

문화재단 명의 건물은 나중에 박물관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건물 말고도 자신의 홍보로 지인들이 산 건물이 더 있다면서, 투기 목적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손혜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 : 한두 명 정도는 제가 좋다고 하니까 자기들도 늙으면 목포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해서 (건물을) 산 사람은 있습니다. 대학교 동창 하나하고요….]

하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손 의원은 애초 남편 문화재단 명의로 된 건물은 없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습니다.

[손혜원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 : 우리 재단에서 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직 산 건 아니고요?) 기자님 본질을 좀 봐주십시오. (저희가 제보가 들어온 게 있어서 그런데요, 그럼 재단 명의로도 건물을 샀습니까, 안 샀습니까? 의원님.) 재단 명의로 샀어요. 이거는 최근이에요. 집값 다 오른 다음에.]

조카가 돈이 없다면서 한 채도 아닌 세 채나 사들인 점도 석연치 않습니다.

손 의원은 문화재청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면서도 문화재청장을 만나 얘기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손혜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 : 문화재청장 만나서도 '근대문화의 가치를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얘기를 하면서 계속 지속적으로 목포의 홍보대사같이 일을 했죠.]

손 의원이 문화재 지정과 관련한 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오히려 누가 사라고 권유해도 뿌리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목포 주민들의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