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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사회적 대토론 '승부수'…실효 거둘까

마크롱, 사회적 대토론 '승부수'…실효 거둘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 국면의 타개책으로 제시한 사회적 대토론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마크롱의 승부수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정부가 토론에서 결론을 도출해 정책에 반영할 의지를 갖췄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프랑스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오늘(15일)부터 3월 중순까지 두 달간 전국에서 국가와 사회가 당면한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대토론에 들어갑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3일 저녁 사회적 대토론 시작에 앞서 공개한 대국민 서한에서는 어떤 세금부터 줄여야 하는지, 어떤 공공서비스부터 폐지해야 하는지, 주민투표 등 직접민주주의 방식을 더 많이 도입해야 하는지 등 정부지출의 크기와 조세 정책, 민주주의의 제도적 측면 등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떤 질문도 금지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사형제 부활, 낙태 금지, 난민 인정 제도 폐지 등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특히 "세금이 높다면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와 성장을 이끌 재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노란 조끼' 시위에서 분출된 부유세 부활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토론의 시작일인 오늘 노르망디 지방의 소도시 부르그테룰드를 방문해 직접 대토론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두 달째 이어진 노란 조끼 연속집회에 따른 정치적 위기 타개책으로 본인이 제시한 대토론이 실효를 거둘지 의구심이 큰 상황입니다.

'노란 조끼' 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떠오른 막심 니콜은 어제 유튜브 영상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서한에 대해 "당신이 이것은 토론하고 저것은 토론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입 닥치고 내 말이나 들어'라는 뜻"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급진좌파 '프랑스 앵수미즈' 소속 에릭 코커렐 하원의원도 트위터에서 "국민이 토론하고 주피터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권력을 자신에게로 지나치게 집중시키는 등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로마신화의 최고신인 '주피터'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여론도 대토론에 다소 회의적인 기류입니다.

지난주 여론조사업체 오독사-덴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2%가 사회적 토론에 참여하겠다고 답했지만, 응답자의 70%는 이번 토론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3월 15일까지 두 달간 대토론을 이어간 뒤 한 달 이내에 정부가 그로부터 얻은 결론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토론 자체보다는 정부가 다양한 요구들을 모아 결론을 도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책을 수정·개선하려는 의지를 갖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유력지 르 몽드는 어제(14일) 온라인판 사설에서 "대토론의 성공은 마크롱이 국민의 제안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할 수 있음을 실제로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며 "수박 겉핥기 식으로 몇 개 제안만 수용하는데 그칠 경우 5월 유럽의회 선거 국면을 기점으로 그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사회적 불만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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