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등 표준하도급계약서 개정…안전관리책임은 원청 명시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9.01.13 19:03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조선업, 해외 건설업 등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큰 9개 업종에서 원사업자의 안전관리 책임이 하도급 계약 단계에서부터 대폭 강화될 전망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제·개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약서는 원사업자보다 힘이 약한 하도급업체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공정위가 보급해 사용을 권장하는 계약서입니다.

공정위는 조선업·조선제조임가공업· 해외건설업·해양플랜트업· 정보통신공사업·방송업· 가구제조업·경비업·제지업 등 9개 업종에서 안전관리 책임의 궁극적인 주체가 원사업자임을 새 계약서에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안전관리 업무에 들어가는 비용은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들 업종은 각종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안전 관리비를 하도급업체에 전가해 하도급 노동자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곳입니다.

31명의 사상자를 내 역대 크레인 사고 중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2017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충돌사고의 사망자 6명은 모두 하도급 노동자였습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하도급 구조가 안전보건관리 사각지대를 만들어도 원청업체는 사고 발생 때 책임을 지지 않는 '죽음의 외주화' 구조를 계약 단계에서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새 계약서는 또 이들 9개 업종에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하도급업체가 원사업자 소유 물건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규정 등도 새로 담았습니다.

공정위는 변화하는 시장 거래 상황에 맞춰 개별 업종 계약서 규정도 고쳤습니다.

방송업종에서 하도급업체가 창작한 방송콘텐츠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은 하도급업체에 귀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간접광고 수익 배분 규정도 생겼습니다.

정보통신공사업종은 원사업자가 특정 보증기관 이용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규정했고, 건설폐기물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경비업종에서는 원사업자가 CCTV, 경광봉 등 필요 물품을 하도급업체에 시세보다 비싼 값에 팔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아울러 계약 기간 만료 2개월 전까지 갱신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계약 기간이 1년 자동 연장된다는 조항도 삽입했습니다.

해외건설업종과 관련해서는 법률문제가 생겼을 때 준거법을 소재지 국가법과 한국법 중 하도급업체에 유리한 국가의 법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해양플랜트업종에 대해서는 품질 향상을 위해 하도급업체에 기술지도를 할 때 비용은 원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조선업종 계약서는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생긴 손해는 하도급업체의 배상책임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선제조임가공업종에서는 품질 유지·개선과 같이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특정 물품 구매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가구제조업종 계약서에는 원사업자의 부당반품 행위 유형을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공정위는 이밖에 43개 모든 업종 계약서에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보복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적용돼 3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개정 하도급법 내용도 반영했습니다.

또, 올해에는 게임용 소프트웨어 개발·구축업종에 대해 계약서 신규 제정을 추진하고, 자동차·전기·전자업 등 10여 개 업종에 대해서는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