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탐사보도' 터키 기자 징역형…"세계 유일"

각국 유력 인사의 탈세 의혹을 파헤친 국제탐사보도에 참여한 터키 기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이스탄불 1심 법원이 일간지 줌후리예트 기자 펠린 윈케르에게 징역 1년 1개월 15일과 벌금 8천860터키리라(약 180만원)를 선고했다고 터키 언론이 9일(현지시간) 윈케르의 변호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법원은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의 두 아들이 조세피난처에 회사를 설립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윈케르에게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했습니다.

윈케르는 2017년 10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탐사 보도 프로젝트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참여해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터키 유력 인사의 명단을 줌후리예트에 공개했습니다.

터키판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당시 에너지장관, 비날리 이을드름 당시 총리의 아들이 포함됐습니다.

여당 '정의개발당'(AKP)의 이스탄불 시장 후보인 이을드름 전 총리와 두 아들은 개인권리가 침해당했다며 윈케르를 고소했습니다.

윈케르는 선고 공판에서 "나는 언론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공인에 관한 기사를 쓴 것으로 범죄가 성립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역설했습니다.

윈케르의 변호인 토라 페킨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는 전 세계에 보도됐는데 그걸로 재판에 넘겨진 기자는 윈케르가 유일하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윈케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윈케르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