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조협회 파산 부른 '미투'…'성폭력 주치의' 175년형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작성 2019.01.09 20:34 수정 2019.01.09 21: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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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들으신 대로 일 터지면 그때뿐이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 고민의 답은 지난해 미국에서 있었던 여자 체조 선수들의 이야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 주치의가 1백 명이 넘는 체조 선수들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온 뒤에 용기 있는 선수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법원은 가해자에게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하면서 감옥 밖으로 걸어서 나갈 자격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미국 체조 협회 회장과 임원들에게도 엄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체조 슈퍼스타 시몬 바일스를 포함해 런던 올림픽과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줄줄이 증언에 나섰습니다.

[조딘 위버/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피해자가 된 것입니다]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또 방송 카메라 앞에서 국가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앨리 레이즈먼/런던·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 앞으로 모두가 절대, 절대, 절대, '미투(나도 당했다)'라는 말을 안 해도 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법원에서 성폭력 피해를 증언한 선수들만 156명.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분노를 표출하며 일주일 릴레이 증언을 이어갔고 나사르는 최장 175년형, 사실상 종신형에 처해졌습니다.

[로즈마리 아킬리나/판사 : 당신에게 이런 형을 선고하는 것은 나의 영예이자 권한입니다. 당신은 다시는 감옥 밖으로 걸어서 나갈 자격이 없습니다.]

사건의 파장은 3천 개 클럽과 15만 명 이상 선수가 속한 미국 체조협회로 이어졌습니다.

"체조협회가 나사르의 성범죄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한 데다 돈으로 입을 막으려 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온 겁니다.

미국 올림픽위원회는 체조협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해 회원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협회 회장과 임원진은 전원 물러났습니다.

비난 여론이 빗발쳤던 체조협회는 우리 돈 1천120억 원대의 보상금과 소송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끝내 파산신청을 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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