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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 채운 방안 소방시설 미비…화재 무방비 '방탈출'

<앵커>

'방 탈출 카페'라는 게 있습니다. 10평 정도 되는 밀폐된 방에서 빨리 벗어나는 걸 목표로 여럿이 함께 일종의 추리 게임을 하는 곳입니다.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데 최근 폴란드의 한 방 탈출 카페에 불이 나면서 10대 5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났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방 탈출 카페가 300곳 넘게 성업 중인데 비상상황에 잘 대비가 되어 있을까요, 박재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방 탈출 카페에서 감옥 탈출 테마를 선택해봤습니다.

2명에서 6명이 한 방에 갇힌 뒤 1시간 안에 주어진 퀴즈를 풀며 방에서 탈출해야 합니다.

콘텐츠 유출 방지 때문에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없어 무전기 1대가 바깥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방 탈출 카페 직원 : 게임하실 때 휴대전화 쓰실 수 없으세요. (중간에 나오고 싶을 땐 어떻게 하나요?) (무전기로) 말씀하시면 꺼내 드리죠.]

어두운 길을 따라 들어간 방 안에는 자물쇠가 달린 감옥이 있고 안쪽에도 비밀통로가 있는 복잡한 구조입니다.

방에는 스프링클러와 소화기가 마련돼 있지만 연결된 비밀통로와 다른 방에는 소방시설이 없습니다.

문도 밖에서만 열리고 안에서는 열리지 않습니다.

지하에 방 4개, 최대 26명이 들어갈 수 있는데 관리 직원은 단 1명뿐입니다.

또 다른 방 탈출 카페입니다.

4층인 이곳은 화재경보기만 있을 뿐 스프링클러는 없습니다.

방들도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방 탈출 카페 직원 : (비상구 위치를 여쭤보고 있거든요.) 그건 제가 잘 모르는데… 제가 온 지 얼마 안 돼서…]

불이 날 경우 인명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 최근 폴란드의 한 방 탈출 카페에서 생일파티를 하던 10대 5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소방 관련 규정이 엄격한 다중이용시설이 아니라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소방서 안전 점검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습니다.

[박청웅/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관리자가 바로 외부에서 전체 문을 개방해주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 것이고, 당연히 다중이용 업소에 포함 시켜 사고가 발생 되기 전에 제도권 안으로….]

소방청도 곧 연구용역을 의뢰해 10월쯤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중이용 업소 편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때까지 안전 사각지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노재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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