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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선관위, 2월 총선 연기 '핑퐁'…"유권자 모독" 반발도

태국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가 2월 24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핑퐁 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총선 연기를 주도한 것으로 비칠 경우 제기될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4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선관위원들을 만나 총선 연기를 논의했던 위사누 크루어-응암 부총리는 이날 공개브리핑을 갖고 이를 공론화했습니다.

위사누 부총리는 5월 4~6일 치러질 국왕 대관식 전후로 있는 왕실 행사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선관위가 2월 24일로 예정된 총선일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총선일이 3월 24일이면 60일 이내 법 규정에 따라 대관식이 끝난 뒤인 5월 22일에 선거 결과가 발표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잇티폰 분프라콩 선관위원장은 오후 성명을 내고 정부가 왕실 칙령을 통해 총선일을 먼저 발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잇티폰 선관위원장은 성명에서 "선관위는 총선을 치를 준비가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면서 "선관위는 총선에 대한 왕실의 칙령이 왕실 관보에 게재되기만 하면 총선일을 정하고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나 위사누 부총리가 선관위가 새로운 총선일을 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정부에 다시 공을 넘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총선 연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네티즌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활동가인 누타 마후타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관식에 쓸 각 지역의 물을 어떻게 찾을지에 대한 설명 말고, 왜 총선이 연기돼야 하는지에 대한 (진짜)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주장은 전체 태국 유권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위사누 부총리는 전날 총선이 2월 24일 그대로 열릴 경우 겹치게 될 대관식 사전 행사를 언급하면서 "대관식에 사용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의 주요 강의 강물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총선 연기 시도를 비판하는 해시태그(#)가 달린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부 인권운동가는 오는 6일 방콕 시내에서 총선 연기 반대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군부 통치에 쓴소리를 날리며 태국 정계의 차기 주자로 주목받는 타이 서밋 그룹 부회장 출신의 타나톤 중룽레앙낏 퓨처포워드당(FFP) 총재도 "군부 정권은 대관식을 선거 연기의 핑곗거리로만 이용하고 있다"며 2월 총선 실시를 주장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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