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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상 첫 변호사 파업 임박…법률구조공단 내부 갈등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19.01.05 09:12 수정 2019.01.05 14:2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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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사상 첫 변호사 파업 임박…법률구조공단 내부 갈등
● 변호사 노조 파업 임박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노조는 지난달 26일 중앙노동위에 쟁의 조정 신청을 했습니다. 20일 기한인 이번 달 14일까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변호사 노조는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변호사 파업은 사상 처음입니다.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노조에는 88명의 변호사가 소속돼 있습니다. 법률구조공단의 내부 갈등으로 이사장 측과 노조 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현재까지도 조정이 이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임기제 변호사' 도입 두고 대립

법률구조공단 조상희 이사장은 취임하면서 '임기제 변호사'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사장 측은 변호사들이 5년 차부터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며 정년 65세를 보장받고 있다고 말합니다.(2017년 법률구조공단 자료 기준) 법률구조공단 변호사의 업무가 법률서비스에 소외받는 계층과 지역에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원인이 변호사의 높은 임금과 정년 보장에 있다고 본 겁니다.

▶ 변호사 배치 예산 79억 받고도…변한 것 없는 '무변촌'

이사장 측은 최대 11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임기제 변호사 도입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변호사들의 업무 또한 지금처럼 임금 등 단순한 사건 처리가 아니라 법률상담과 외부 변호사와의 중개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법원 내부, 법정● 노조 "변호사 계약직화로 법률서비스 하락"

노조 측은 임기제 변호사 도입이 "청년변호사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변호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면 안정적인 법률서비스 제공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변호사들의 반대로 인해 변호사가 한 명도 없는 이른바 '무변촌' 지역에 공익법무관을 대신 배치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면서, 정규직 변호사를 충원하는 등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들어 5명의 변호사가 퇴사하고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가 2017년 5월 개소한 뒤 심사관 9명이 퇴사했는데도 인력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단의 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입니다.

● "법률구조 절실한 계층에 서비스 돌아가도록 해야"

지난달 14일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노조는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은 "체불임금 등 임금 사건이 법률구조 사건의 66%를 넘게 잠식하는 문제가 10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공단의 역량이 임금체불 사건에 소진되고, 정작 법률구조가 절실한 계층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공단의 72개 지소에 모두 변호사를 배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장소로 통합해 일반 직원이나 공익법무관만 있는 지소가 없도록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공익 법무관 업무 안내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먼저 공단의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법무부 산하에 있는 법률구조공단을 국무총리실이나 국가인권위 혹은 별도의 독립적인 위원회 산하로 바꿔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정 교수는 변호사 수 확충을 통해 소송뿐 아니라 법률상담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적 문화적 이유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법률구조공단이 '법률복지'를 통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겁니다.

변호사 파업을 앞둔 법률구조공단의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 법률서비스에서 소외된 지역의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