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겨울철 얼음물 수영은 건강에 좋을까?

이창재 기자 cjlee@sbs.co.kr

작성 2019.01.03 15:59 수정 2019.01.03 16:3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겨울철 얼음물 수영은 건강에 좋을까?
이맘때면 영하의 추위 속에 얼음 수영 장면을 TV에서 보게 되는데, 빔 호프(Wim Hof)도 얼음 수영을 즐기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네덜란드 모험가로, 추위 속 운동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고 극한의 추위 속에서도 체온을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호프의 주장에 회의를 가진 저널리스트인 카니(Scott Carney)는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명상과 호흡, 운동, 얼음물 속 훈련의 방법을 배운 뒤 카니 기자는 호프의 신봉자가 됐습니다.

카니 기자는 취재 며칠 만에 말도 안 되는 추운 겨울날, 폴란드에 눈 쌓인 강변에서 명상을 하며 체온으로 주위의 눈을 녹이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런 경험들을 2017년 발행한 책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 (What Doesn't Kill Us)에 상세히 적었습니다.

책에 따르면 인간 진화의 역사는 추위와 함께했고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추위는 근육과 피부를 긍정적으로 자극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몸은 항상 변화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고 적응력도 높인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런 것인지 美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전문가들에게 알아봤습니다.
겨울 운동 (사진=픽사베이)● 잉여 칼로리를 태운다?

추위의 잘 알려진 효과는 좋은 지방으로 알려진 갈색 지방(brown fat)에 달려 있습니다. 영유아 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갈색 지방은 칼로리를 태워 열을 발생합니다.

하버드 의대 칸(C. Ronald Kahn) 박사는 10여 년 전 성인에게도 소량의 갈색지방의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칸 박사는 다소 추운 환경에서 갈색지방의 수준을 늘릴 수 있지만 태울 수 있는 칼로리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합니다. 평균적으로 갈색지방이 활동해 하루에 태울 수 있는 추가 칼로리는 100~200칼로리 정도로 머핀 반쪽만 먹어도 효과가 사라질 정도입니다.

더구나 100~200칼로리 소모는 하루 종일 추위 속에 있을 때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짧은 시간 추위에 노출될 뿐이어서 갈색지방의 활성화는 몇 시간에 불과하고 지속적인 것도 아닙니다.

또 칸 박사는 극심한 추위에 노출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경고합니다. 갈색지방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매우 약한 추위입니다. 즉 섭씨 15.5~16.5도의 방에서 얇은 옷을 입고 있다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추가로 칼로리를 태우는 두 번째 방법은 (추위에) 몸을 떠는 것입니다. 그러나 칸은 이 방법은 권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이렇게 몸을 떠는 것은 신체를 혹사시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체중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는 근거도 없다고 합니다.
겨울 운동 (사진=픽사베이)● 혈관 운동 효과?

극한의 추위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혈관 수축입니다. 극한의 추위를 경험할 때 혈관 주위의 근육은 수축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혈액을 신체 중심으로 보냅니다.

카니 기자는 현대인들이 온도가 조절된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근육이 약하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추위 노출을 통해 이런 근육을 훈련하면 순환계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미있는 이론이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더구나 美 국립보건원의 애론 사이페스(Aaron Cypess) 박사는 추위로 혈관이 수축해 혈류량이 현저하게 감소했다가 혈관이 확장해 피부 온도가 상승하는 '한랭 혈관 확장 반응'이 신체 조건에 따라서 혈압상승 등 부정적인 결과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겨울 운동 (사진=픽사베이)● 면역체계 조절 훈련

빔 호프는 면역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네덜란드 래드 버스 대학의 메디컬 센터 연구원인 마테이스 콕스(Matthijs Kox)는 그 주장을 검증했습니다. 호프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콕스 연구팀은 호프에게 박테리아가 든 용액을 주사했습니다.

주사액에는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포함되지 않아 호프를 병들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럴 경우 병원체가 우리 몸을 공격하고 있다고 믿게 돼 발열과 염증을 포함한 일시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만약 호프가 면역체계를 억제한다면 그런 반응이 없을 것입니다.

실험 결과 호프의 몸은 이 주사에 거의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콕스는 추가적으로 호프가 훈련한 교육생들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했습니다.

호프와 마찬가지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주사에 거의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비훈련 집단은 발열과 두통, 한기를 경험했습니다. 콕스는 2014년에 이를 발표해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은 역발상을 낳았습니다. 카니는 이런 종류의 억제가 관절염처럼 면역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사람들이 면역체계를 억제한다면 이런 병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추위 노출이나 호흡 훈련, 명상 같은 호프 트레이닝의 어떤 요소가 이런 결과에 기여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콕스는 이를 밝히기 위한 실험을 현재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는 몇 년 내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때까지는 자가면역질환 치료로써 추위 노출의 효과는 증명되지 않은 셈입니다.

결론적으로 추위 속 훈련이 건강하게 만든다거나 상당한 칼로리를 태운다는 증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생리학자가 동의하는 것 하나는 확실히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충분한 연구는 없다는 것입니다.

사이페스 박사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제거할 생각은 없지만 설득력 있는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극한 추위 노출을 치료법으로 제안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하는 것이고 추위 속 운동이 더 유익하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