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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해안 산불 왜 잦나?…'건조·강풍·소나무' 최악의 3박자

<앵커>

겨울이면 이렇게 동해안에서 산불 소식이 잦습니다.

10여 년 전에는 천년고찰 낙산사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리기도 했는데 유독 이런 겨울에 강원 동해안 지역에 산불이 많이 나는 이유가 뭔지, 정구희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산불이 난 강원도 양양에서는 지난 3주 동안 건조 특보가 이어졌습니다.

산불이 난 곳의 습도 역시 16%까지 떨어져 있었습니다.

습도가 이렇게 낮아지면 나뭇잎의 수분함량이 10% 아래로 떨어지면서 산불 확산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겨울이 되면 서쪽에 고기압, 동쪽에 저기압이 머무는 서고동저형 기압배치가 이뤄지는데 이 때문에 매우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붑니다.

이 북서풍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 현상으로 더 건조해지는데 이 영향으로 양양 같은 동해안 지역은 극도로 메말라집니다.

어제(1일) 오후 양양 지역에 불던 초속 10m의 강한 바람도 불길을 키웠습니다.

초속 3m 바람에 불의 확산속도는 5.8배 빨라지고 초속 6m 바람에는 최대 27배나 빨라집니다.

동해안에 많은 소나무 숲도 불길 확산에 취약합니다.

참나무와 함께 불을 붙여 보니 소나무가 더 오랜 시간 타오르고 잔불도 많습니다.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 소나무는 정유 물질(기름 성분)이 20% 정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불이 붙었을 때 불이 강하고 오래 지속이 됩니다.]

산의 경사가 30도가 되면 불이 위쪽 나무로 잘 옮겨붙으면서 산불 확산 속도가 3배 정도 빨라지는 점도 산지가 대부분인 동해안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빈발하는 이유입니다.

당분간 동해안에는 비 소식 없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번질 가능성은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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