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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강풍 타고 퍼지는 산불…겨울철 화재 진화 어려운 이유는?

[라이프] 강풍 타고 퍼지는 산불…겨울철 화재 진화 어려운 이유는?
새해 첫날 강원도 양양에서 시작된 산불이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1천600여 명의 인력과 헬기 20대를 동원돼 총력을 기울인 끝에 산불은 오늘(2일) 오후 임야 20ha를 태운 뒤에야 가까스로 진화됐습니다. 이처럼 피해가 커진 이유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8일에도 강원도 삼척의 한 야산의 산불이 축구장 14개 면적을 태운 뒤, 13시간 만에 진화된 바 있습니다. 겨울철이면 잇따르는 산불.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산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원인과 위험성을 짚어보고, 산불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법도 함께 알아봤습니다.

■ '아차'하는 사이 '활활'…사망자 많은 겨울철 화재

소방청은 매년 11월부터 2월까지를 '겨울철 소방안전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화재 예방을 강조합니다.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지기 때문인데요. 소방청이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화재 발생과 인명 피해를 분석한 결과, 화재로 인한 사망자의 43.6%가 겨울철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프] 강풍 타고 퍼지는 산불…겨울철 화재 진화 어려운 이유는?
특히 실외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인근 지역 주민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고 불길이 번질 경우, 어마어마한 규모의 임야를 태울 수 있기 때문에 막대한 산림 피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천년고찰인 낙산사를 잿더미로 만들었고, 피해액은 수백억 원에 달했습니다.

■ '연료·공기·열' 겨울이면 산불의 3요소 갖춰져..

그렇다면 겨울철에 산불이 더 빨리 번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방청에 따르면, 산불은 크게 3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습니다. 바로 연료, 공기, 그리고 열인데요. 발화의 원인이 되는 불씨 등의 열은 계절과 관계없이 비슷하지만, 연료와 공기는 11~2월 사이에 더 완벽한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라이프] 강풍 타고 퍼지는 산불…겨울철 화재 진화 어려운 이유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며 떨어진 낙엽이 불을 더 잘 타오르게 하는 연료 역할을 하고, 겨울철 강풍과 건조한 날씨는 불길이 퍼지는 속도를 높입니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양양이나 삼척 등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반복되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두 지역은 겨울이면 강한 바람이 불고, 건조 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습도가 낮아집니다. 20시간 만에 진화된 양양 지역 산불도 강풍이 잦아들지 않아 피해 규모가 더 켜졌고, 지난달 13일 건조 특보가 발효된 이후 20일 가까이 이어진 건조한 날씨 역시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겁니다.

■ 부주의로 발생하는 산불…인화물질 소지 말아야

게다가 산불은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사이 산불 발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입산자 실화로 인한 화재가 37%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생기는 화재가 각각 17%, 14%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잠시 방심해서 발생하는 화재가 산불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겁니다.
[라이프] 강풍 타고 퍼지는 산불…겨울철 화재 진화 어려운 이유는?
계절적 특성인 바람이나 습도는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겨울철 산불을 예방하려면 불씨의 원인이 되는 것들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산 시에는 금연은 물론, 성냥이나 라이터 등의 인화물질은 소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산과 가까운 곳에서 논·밭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할 때는 사전에 소방청이나 산림청 등의 기관에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겨울철 산에서 야영이나 캠핑을 할 때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취사를 해야 합니다. 만약 산불을 발견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바람의 방향을 고려해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불씨에서 시작되는 대형 화재, '별일 있겠어'라는 생각보다 '나부터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이 산불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아닐까요?

(기획·구성: 심우섭,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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