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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특보 속 양양 산불 확산…주민 긴급 대피령

<앵커>

어제(1일) 새해 첫날 강원도 양양에서 큰 산불이 나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상특보가 내려질 만큼 건조한 데다 산세가 험해 진화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140명이 넘는 주민들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지금까지 축구장 10개 면적에 가까운 13ha의 임야가 불에 탔습니다.

G1 김도환 기자입니다.

<기자>

능선을 따라 시뻘건 불이 띠를 이루며 타 틀어 갑니다.

바싹 마른 낙엽이 켜켜이 쌓인 산은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불길에 속수무책으로 휩싸입니다.

양양군 서면 송천리 야산에 불이 난 건 어제 오후 4시쯤입니다.

골짜기를 따라 바람 방향이 바뀌며 산을 집어삼키고 순식간에 마을까지 위협했습니다.

[양양군 송천리 주민 : 저녁에 해가 다 졌을 때 불이 났는데, 몰라. 어떻게 된 건지 봤어야 알지. 뒤에까지 불이 내려왔어. 큰일 났다.]

산세가 험하고 바람까지 불어 진화 작업은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10ha 정도를 태웠지만 피해는 더 늘 전망입니다.

밤에는 헬기가 뜰 수 없기 때문에 손 쓸 도리가 없는 상황입니다. 소방대원들은 방화선을 구축하고 불길이 민가를 덮치지 않도록 밤새 지켰습니다.

야간에 큰 불길을 잡기는 어렵다고 보고 집집마다 소방차를 배치해 인명, 재산 피해를 막는 데 주력했습니다.

양양군은 송천리 주민 41가구 114명에게 긴급 대피하도록 재난 문자를 보냈습니다.

만일에 대비해 인근 중증장애인 복지 시설에 있던 150여 명은 가까운 초등학교로 옮겼습니다.

주민들은 급히 짐을 싸 들고 나섰지만 화마가 뒷마당까지 덮치면서 차마 발을 떼지 못했습니다.

[양양군 송천리 주민 : (대피하셔야 하지 않아요, 지금?) 죽어도 여기서 죽어야지 집을 놔두고 지금 어디를 대피해. 마을회관으로 옮기라고 하더라고. 여기가 이렇게 타는데 거기를 어떻게 가. 죽어도 내 집에서 죽어야지.]

강원도 동해안 산불방지센터는 조금 뒤 날이 밝는 대로 헬기 12대를 포함해 진화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산불을 진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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