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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내 즉시항고' 형소법 조항 위헌…내년부터 효력상실

'3일 내 즉시항고' 형소법 조항 위헌…내년부터 효력상실
진행 중인 재판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는 절차인 '즉시항고'의 제기 기간을 3일로 제한한 것은 "사회현실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다만 즉시항고의 구체적 제기 기간은 입법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맞는다며 해당 규정을 올해 12월 31일까지만 잠정적용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A씨 등이 "즉시항고 제기 기간을 3일로 제한한 규정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결정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헌재는 "오늘날의 형사사건은 내용이 더욱 복잡해져 즉시항고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도 과거에 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해당 규정은 변화된 사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당사자가 어느 한순간이라도 지체할 경우 즉시항고권 자체를 행사할 수 없게 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40시간 근무가 확대·정착돼 주말 동안 공공기관이나 변호사로부터 법률적 도움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고, 우편 접수에 의하더라도 서류 제출에 관한 도달주의 원칙과 발송·도달에 시간이 걸리는 점, 특급우편도 일반적으로 발송 다음날 우편이 도달하는 점 등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단순위헌으로 선언하는 경우 즉시항고의 기간 제한이 없어지게 됨에 따라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고, 즉시항고 제기의 적정한 기간은 입법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에 속한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해당 규정의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2011년·2012년 선례 결정 이후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합헌 결정을 냈지만 합헌정족수 4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앞서 헌재는 2011년 5월과 2012년 10월 "즉시항고 제기 기간을 3일로 제한한 것은 소송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요하므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A씨는 2014년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법원에 재판장을 바꿔 달라며 기피신청을 냈습니다.

2014년 9월 26일 금요일에 기각 결정문을 송달받은 A씨는 개인사정으로 3일 후인 9월 29일이 아니라 9월 30일에 즉시항고를 냈습니다.

이에 법원이 "즉시항고 기간을 넘겨 신청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헌재가 A씨의 주장에 따라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해당 조항의 잠정적용이 결정되면서 정작 A씨 본인은 구제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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