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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삼청교육대' 계엄포고는 위헌·무효"…재심 청구 인용

전두환 정부 시절 이른바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가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이유로 계엄법위반죄로 실형을 확정받은 과거사 피해자가 낸 재심청구가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받아 들여졌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오늘 계엄법위반죄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A씨가 낸 재심청구 재항고심에서 "재심사유가 있다"는 원심 결정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포고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이후 동요 우려가 있는 시민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그 발령 당시 국내외 정치·사회 상황이 옛 계엄법 13조에서 정한 '군사상 필요할 때'에 해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그 내용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헌이고 위법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A씨는 1980년 8월 4일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내린 계엄포고 13호에 따라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돼 근로봉사대원으로 노역하다가 탈출한 혐의(계엄법위반)로 기소돼 1981년 징역 10월을 확정받았습니다.

이후 A씨는 2015년 12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필요 서류가 첨부되지 않는 등 법률상의 방식을 위반했다"며 기각당하자 부산지법 항고부에 항고했습니다.

부산지법 항고부가 "계엄포고가 옛 계엄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하고 신체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무효"라며 재심청구를 받아들이자 이번에는 검찰이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산지법 항고부의 판단이 옳다며 A씨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인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A씨에 재심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아가 개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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