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외주화 막자"…간절함이 끌어낸 '김용균 법'

합의 소식에…눈물 떨군 故 김용균 어머니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작성 2018.12.27 20:30 수정 2018.12.27 21: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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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앞서 전해드렸던 이른바 '김용균 법', 오늘(27일) 여야가 합의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주로 하청업체들이 그 책임을 졌는데 앞으로는 그 책임 범위를 원청 사업자까지도 늘렸고 형량도 3년 이하 징역, 3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높였습니다. 정부가 처음 냈던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보다는 조금 낮아졌습니다. 또 사망 사고가 5년 안에 다시 일어날 때는 형의 절반까지 가중하고 벌금도 지금은 1억 원인데 최대 10억 원까지 물어야 합니다. 원청업체가 관리하는 곳은 원청업체가 안전 의무를 져야 하고 위험한 작업을 하청에 넘기는 것은 이제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이런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위험한 곳에서 홀로 일하다 세상을 떠난 스물네 살 청년의 일이 더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오늘 국회 합의 상황을 원종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오늘 오전 11시 국회 환경노동위 소위원회에서 여야가 '김용균 법' 처리를 논의하기로 한 시각, 강추위 속 국회 앞에서는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노동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내가 김용균이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 죽음의 외주화 중단하라!]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 회의는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회의장 앞을 지키고 선 어머니의 마음은 타들어만 갑니다.

[한정애/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전반적으로 이 법의 처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계신 의원님들이 많은 것 같고…]

기약 없는 기다림은 점심때를 넘기고

[故 김용균 씨 모친 : (왜 식사를 안 하시고 빵을 드세요.) 아니 여기서 대충. 저 힘든 거는 상관없어요. 우리 아들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진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몸도 마음도 지쳐가지만,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 달라는 어머니의 호소는 계속됐습니다.

오후 3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원내 대표 회동에 이어 여야 환노위 간사들이 회의장에 모여들었고 법안 처리 기대감이 피어납니다.

[꼭 처리돼야 합니다!]

간절한 기다림은 이어집니다.

[이태의/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 한 번도 안 될 생각 한 적 없습니다. 지금도 불안감이 있지만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회의 재개 1시간 만인 오후 4시 긴긴 기다림 속 합의 소식이 회의실 밖으로 전해집니다.

어머니는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故 김용균 씨 모친 : (어떻게 잘 끝난 거예요?) 됐어요. (잘 된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김용균 씨가 사망한 지 17일째, 과거 다른 이슈에 밀려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졌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번에는 꼭 죽음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법안의 연내 처리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입니다.

[故 김용균 씨 모친 : 온 국민이 함께해 주셔서 제가 이렇게 힘을 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정영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