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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처 못 믿어" 줄어드는 기부…온기 식은 '온도 탑'

<앵커>

요즘 같은 연말이면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이 활발하지요. 하지만 올해는 계속된 불황에다 기부금 사용에 대한 불신이 겹치면서 모금액이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명동 거리.

빨간 옷을 입은 구세군이 연신 종을 흔들고 있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박소영/경기도 파주 : 사는 게 솔직히 예전보다 많이 힘들어진 것 같아요. 믿고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면 기부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9일 사이 구세군의 자선냄비에 모인 돈은 27억 4천만 원 정도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이상 줄었습니다.

불경기가 계속된 데다가 연이어 터진 기부금 횡령 사건 등으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움츠러든 탓도 있습니다.

[이원기/구세군자선냄비본부 거리모금팀장 : IMF 때도 오히려 저희가 모금액이 늘었었거든요. 올해 같은 경우에는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다른 분들을 생각하시는 심적인 여유나 금전적인 여유가 많이 줄어드신 것 같아요.]

연말 기부를 상징하는 또 다른 장소 광화문 사랑의 온도탑입니다.

온도탑 수은주는 현재 38.4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르는 건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도 이상 떨어진 겁니다.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모금액은 1천5백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에 불과합니다.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 이후 목표치인 100도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2000년과 2010년 단 두 번뿐입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연말까지, 사랑의 온도탑은 내년 1월까지 사람들의 온정을 기다립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박동률,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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