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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김규식 100년 전 프랑스 고별연설 내용 최초 확인

독립운동가 김규식 100년 전 프랑스 고별연설 내용 최초 확인
▲ 김규식이 파리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인 1919년 8월 6일 파리외신기자클럽이 주최한 연회에서 연설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된 프랑스 일간 '라 랑테른'(La Lanterne)은 1919년 8월 8일자 기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대표를 지낸 김규식이 파리를 떠나기 직전 한국 문제에 대한 서구열강의 무관심과 비협조를 외국 지식인들에게 강력히 성토한 내용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미국행을 앞둔 김규식의 격정적 토로는 1919년 8월 초 파리에서 열린 김규식 환송연에 참석한 프랑스 기자가 기사로 남겨 놓았고, 재불 독립운동사학자가 최근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해당 기사를 처음으로 찾아냈습니다.

재불 사학자 이장규씨에 따르면, 프랑스 일간 '라 랑테른'은 1919년 8월 8일자 신문 기사에서 김규식이 파리외신기자클럽 연회 겸 자신의 환송연에서 한 연설을 소개했습니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대에서 영문학 석사를 마치는 등 국제적 안목을 기른 김규식은 귀국해 독립운동을 하다가 파리평화회의 한국대표로 발탁돼 3·1운동 직후인 1919년 3월 파리에 도착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임시정부 수립과 함께 임정 외무총장과 파리위원부 대표를 겸한 김규식은 5개월간 서구 열강 등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전개하다 이승만의 초청으로 미국 출국을 코앞에 둔 시점이었습니다.
임시정부 부주석 지낸 독립운동가 김규식 (사진=연합뉴스)
김규식 선생은 4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고 독립국가로 존재했다가 지금 일본의 속박 아래 꼼짝 못 하고 떨고 있는 2천만 영혼의 간청에도 성의 있게 답하지 않는, 정의와 사상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프랑스에 경악했다고 프랑스 기자에게 털어놨습니다.

기자는 또 김규식 선생의 연설이 매우 격정적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는 "이 자리의 결론은 일본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알자스-로렌을 힘겹게 떠안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사를 끝맺었습니다.

국민대 사학과 장석흥 교수는 "김규식이 파리를 떠나기 직전 연설을 한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를 찾아낸 이장규 씨는 "김규식이 당시 프랑스와 서구 열강에 전한 내용은 비장하기까지 하다"며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1차대전 직후 열강들이 모인 파리평화의에서 냉대를 받았던 현실이 연설을 직접 들은 프랑스 기자의 글에 생생하게 담겼다"고 평가했습니다.

파리 7대 한국학과 마리오랑주 리베라산 교수는 오는 27일 서울 광복회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3·1운동과 프랑스 언론'을 발표하며 이 기사도 함께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진=재불사학자 이장규 씨 제공·프랑스국립도서관 소장자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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