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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멈춤장치 '엉터리 검사' 의혹…'사라진 안전망' 수사

<앵커>

발전소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컨베이어 벨트를 멈출 수 있는 장치가 원래는 팽팽해야 하는데 평소 느슨하게 돼 있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소식 저희가 어제(20일) 전해드렸는데 이 비상 장치에 대한 안전 검사 역시 엉터리였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11일과 12일, 태안 화력발전소의 컨베이어 벨트와 풀코드 등의 설비에 대한 안전 검사가 있었습니다. 풀코드는 비상 상황에서 벨트 가동을 멈추는 안전장치입니다.

결과는 발전소에 설치된 77개의 풀코드 모두 합격. 풀코드 줄이 스위치까지 팽팽하게 연결돼 있었고 줄을 당기면 돌아가던 벨트가 즉시 멈췄다는 얘기입니다.

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벨트가 돌아가다 멈추는 과정이 77곳에서 순차적으로 반복돼야 합니다. 또 제어실에서 이 상황이 모두 파악되고 컴퓨터에도 로그 기록이 자동으로 저장됩니다.

하지만 당시 제어실 근무자들은 안전 검사가 있었는지조차 지금까지 몰랐다고 말합니다. 당시 순차적인 작동 중단도 없었다는 겁니다.

[태안 화력발전소 노동자 : 그 풀코드를 당기면 신호가 들어오거든요, 저희한테. 근데 그때 그렇게 신호 들어온, 아무튼 점검한다는 얘기는 못 들었고, 따로 단체 카톡방이 있거든요. 거기도 점검 관련해서 외부업체 왔다거나 아니면 점검하고 있다는 내용들 그런 내용이 없대요.]

풀코드가 느슨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는 증언이 나온 데 이어 안전 검사마저 엉터리였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된 겁니다.

검사를 맡았던 민간협회, 한국안전기술협회는 엄격하게 검사했다며 의혹을 부인했고 관할 노동청은 당시 컴퓨터 로그 기록을 확보해 조사중입니다.

[한국안전기술협회 직원 (당시 현장 검사) : (실제로 (컨베이어 벨트) 정지를 시켜봤나요?) 그렇죠. 하고 가야 돼요. 상태가 굉장히 안 좋으면 합격처리 할 수가 없죠.]

고 김용균 씨가 사고를 당한 지점에 설치돼 있었어야 할 안전망과 같은 장치가 왜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 씨 동료들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몸이 벨트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태안 화력발전소 노동자 : 원래는 최초에는 다 가림막으로 막혀 있었던 건데, 점검창이 따로 있고. 그거를 작업을 해서 크게 다 개방을 해 놓은 상태에요. (언제부터 개방을 했어요?) 그게 한 2016년, 17년? 그 정도부터요.]

누가, 왜 이런 안전장치를 없앴는지 명확히 규명돼야 할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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