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활비 깎고 깜깜이돈 더 늘리고…꼼수 예산?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8.12.19 21:21 수정 2018.12.19 22:1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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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들으신대로 특수활동비가 쌈짓돈처럼 쓰인다는 비판에 정부는 내년도 특수활동비 예산을 300억 원 넘게 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이슈취재팀 취재한 결과 역시 '깜깜이 돈'으로 불렸던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는 오히려 370억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부는 내년 예산부터 특수활동비를 크게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지난 8월) : (특활비를) 대폭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조 아래 예산안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특활비를 받던 19개 기관 가운데 대법원과 공정위 등 5곳은 특활비가 폐지됐고, 국방부, 경찰청, 국회를 필두로 2곳을 빼고는 다 줄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년 특활비 예산은 2천8백6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08억이 삭감됐습니다.

그런데 예산심사 과정에서 깎인 특활비를 보충해주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정업무경비와 업무추진비를 통해서였습니다.

특경비는 현금으로도 쓸 수 있는데다 일정 금액 내에서는 영수증 처리도 안 해도 되고 업추비는 50만 원 미만이면 상대방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아도 돼 또 다른 특활비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현직 공무원 : 지출하는 성격의 차이지, 안으로 들어가서 보면 내용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특활비를 받던 19개 기관을 보니 특경비와 업추비를 합친 예산이 3백75억 원 증가했습니다.

경찰청이 2백53억 원, 해양경찰청 29억 원, 법무부 26억 원 순으로 늘었습니다.

특활비 감소분 308억 원보다 70억 원 가까이 더 많은 액수입니다.

[추경호/자유한국당 의원 : 업무추진비나 특정업무경비가 더 크게 늘어난 것은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꼼수 예산 편성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올해 업무추진비를 10% 깎으면서 지출 투명성 강화를 내세웠는데, 이번에는 슬그머니 이런 명분을 버리고 또 다른 쌈짓돈을 늘려놨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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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이경원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Q. 업무추진비는 어디에 썼는지 알 길이 없나

[이경원 기자 : 저희 이슈취재팀이 19개 기관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내역을 전수 조사해봤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추진비입니다. 간담회 얼마, 위로 격려비 얼마, 이런 식으로 뭉뚱그려서 설명하고 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다음 것은 국무조정실 겁니다. 사용 취지를 설명하고는 있지만 결과는 똑같습니다. 다 합해서 얼마 썼다, 바로 이겁니다. 기준도, 공개 양식도 들쭉날쭉, 제각각인 겁니다.]

Q. 중앙정부는 이렇고 지방정부도 취재한 게 있죠?

[이경원 기자 : 지난해 지방자치단체들 업무추진비 예산은 3천2백억 원, 꽤 많죠. 이와 관련한 논문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어렵게 당선된 지자체 단체장일수록 업무추진비 더 많이 썼다는 겁니다. 수치로도 나와 있는데 보시는 것처럼 선거 득표율이 1%p 낮아질 수록 예산에서 업무추진비 비중이 0.4%씩 이렇게 올라갔습니다. 또 초·재선 단체장이 3선 단체장보다 더 많은 업무추진비를 쓰고 있었습니다. 논문 저자의 말 들어보시죠.]

[조용석/논문 저자 (서울대 행정대학원) :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업무추진비를 재량껏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 악용될 소지가 분명히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고 생각을 합니다.]

Q. 계속되는 논란 잠재울 방법 없나?

[이경원 기자 : 시민단체에서는 업무추진비를 폐지하자는 말까지 나옵니다. 집행 내역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우니까 이걸 감시할 수도 없다는 겁니다. 최소한 사용일자, 장소, 인원, 금액, 그 목적만큼은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고요, 우리는 업무추진비를 먼저 배정해 놓고 사용하는데 미국이나 유럽처럼 필요할 때 청구해서 타서 쓰는 방안도 나오고 있습니다.]